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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무신론리더 유튜브 동영상 대결… 옥스퍼드대 두 석학의 세기적 기독교 논쟁 후끈
국민일보|기사입력 2008-01-07 18:28 |최종수정2008-01-07 22:11  

 

“기독교 신앙이란 확실한 증거에 근거하지 않는다. 나는 그래서 신을 믿지 않는다.”(리처드 도킨스)

“기독교 신앙은 이성을 무시하지 않는다. 신앙은 과학적 증거를 뛰어넘는다.”(알리스터 맥그래스)

옥스퍼드대 석학들의 세기적 신학논쟁이 불을 뿜고 있다.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은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라 품절사태까지 빚어질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모은 무신론의 대표적인 책. 이에 맥그래스는 ‘도킨스의 망상’에서 “도킨스는 과학의 이름으로 자신의 편견을 선전하는 무신론적 근본주의자”라고 응전했다. 같은 대학을 나오고 같은 무신론에서 출발해 한 사람은 무신론의 대표 주자가 됐고, 또 한 사람은 복음주의 신학의 최고 지성이 된 두 천재의 불꽃 튀는 논쟁은 저술에 이어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로 옮겨붙었다.

화제의 동영상은 ‘모든 악의 뿌리’와 ‘리처드 도킨스와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논쟁’(이하 ‘논쟁’) 등 두 편. 편집되지 않은 총 80분짜리 영상 7개로 구성돼 있는 ‘모든 악의 뿌리(Root of All Evil)’는 도킨스가 만든 다큐멘터리 시리즈 영상물로 도킨스가 7명의 학자들과 대화하는 형식이다. ‘논쟁’은 지난해 가을 옥스퍼드대학교 문학 페스티벌에 초청된 두 사람이 학생들 앞에서 강연하고 질문을 받는 내용이다.

도킨스는 자신과 같은 과학을 전공했던 맥그래스가 어떻게 기독교인이 됐는지 공격한다. “과학자가 어떻게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의 캠프에 들어가게 됐냐”는 것이다. 이에 맥그래스는 “기독교는 이성적 관점을 가진 종교이며 다양한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받아친다.

도킨스는 “신앙은 확실한 증거 위에 있지 않다”며 “종교인들이 가진 믿음이란 증거가 불충분하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맥그래스는 “신앙이란 가장 최선의 대답을 찾기 위해 이성적 토대 위에 있다. 신앙은 과학적 증거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도킨스는 또 “맹목적 신앙은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맥그래스는 “맹목적 무신론 역시 맹신적 종교만큼이나 악하다. 문제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되받는다.

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도킨스는 “자연 현상을 볼 때 신의 존재는 개연성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맥그래스는 “하나님은 자연 질서의 한 부분이 아니라 자연 질서를 조명하신다”고 반박한다. 이에 대해 도킨스는 “나로서는 그냥 생겨난 하나님을 믿는 것보다는 진화된 하나님을 차라리 더 믿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과학과 신앙의 문제도 얘기했다. 도킨스는 “과학과 기독교 신앙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가”를 묻는다. 맥그래스는 “서로 모순될 수도 있고 선기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종국에는 함께 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맥그래스는 도킨스에게 기독교를 공격하는 이유를 묻는다. 도킨스는 답한다. “기독교는 질문하는 것조차 금기시하기 때문”이라고.

두 사람의 논쟁이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으자 장신대 김중은 총장은 “신학부에서 시작된 옥스퍼드대의 대표적인 교수가 이런 기독교 적대감을 선전하는 현실이 통탄스럽다”며 “하나님을 모르는 것을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단견”이라고 말했다.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는 “처음에 같은 길을 간 두 사람이 이렇게 반대의 결론에 도달한 것을 주목하고 싶다”며 “맥그래스에게는 도킨스에게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 ‘과학적 신학’ 영역 개척

알리스터 맥그래스(54) 영국 옥스퍼드대학 석좌교수는 22세에 옥스퍼드대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가 신학박사를 취득한 특이한 경력의 학자다. 지금까지 50권이 넘는 저서와 수백 편의 논문을 출간했다. 1995년 출간된 '복음주의와 기독교의 미래'에서는 "세계 기독교의 미래는 복음주의의 계속적인 성장과 성숙에 달려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2000년대부터는 '과학적 신학'이라는 영역을 개척했고 그 무렵부터 서구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과학적 진화론적 무신론'과 적극적인 논쟁을 벌이면서 기독교 변증 사역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리처드 도킨스에 대항, '도킨스의 신' '도킨스의 망상'이란 제목의 책을 펴내 무신론이 얼마나 허구에 찬 망상인지를 밝히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 진화론 입장서 기독교 반박

리처드 도킨스(66)는 노벨상을 받은 옥스퍼드대 동물행동학교수 니코 틴버겐의 제자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생물학을 전공한 도킨스는 첫 저서인 '이기적인 유전자'(1976)에서 생물 개체는 이기적인 유전자를 운반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쳐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진화론적 입장에서 기독교를 반박하는 글을 쓰는 그는 '눈 먼 시계공'에서 생물의 복잡성이 하나님에 의해 설계된 것이라는 창조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했고, '만들어진 신'에서는 논리와 과격한 언어를 동원해 하나님은 실재하지 않는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전투적 무신론자'로 불리는 도킨스는 무신론의 대표적 학자로 부상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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