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배타성·공격성 풀 단초 제공”… 민대훈 교수 ‘형상금령’ 새 관점 제시
[국민일보 2007-03-05 15:35]
구약학계에서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십계명의 제2계명, 이른바 ‘형상금령’에 관한 해석과 연구에 새로운 관점이 제시됐다.
구약학자이자 서울기독대학교 대학원장인 민대훈 교수는 최근 ‘바르트와 레비나스가 본 형상금령 해석’이라는 책을 출간, 제2계명의 내용과 문제점을 명시하고,연구사적 과정과 쟁점 사항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내린 “너희들은 나를 어떤 신상으로도 만들지 마라”는 이 계명은 구약학의 가장 큰 쟁점이면서 기독교 배타성과 공격성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신학자들은 십계명 가운데서도 제2계명에 대한 연구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민 교수는 지난해 평택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에 제출한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 내용을 수정 보완해 이번에 책으로 엮었다. 그는 무엇보다 이번 저서에서 형상금령과 관련된 구약성서의 본문을 직접 주석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 근본적인 영역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의 연구는 현대 사상가들 가운데 형상금령과 관련해 탁월한 해석을 내린 카를 바르트와 에마누엘 레비나스의 입장을 연구하고, 이를 다시금 제2계명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사실 바르트의 연구는 이미 많이 진행되어 주석학에서 충분히 개진됐다. 그러나 레비나스의 타자성 철학은 구약학에서는 거의 미지의 영역이다. 이런 점에 착안, 민 교수는 레비나스의 절대적 타자성을 바르트의 사상과 비교해 형상금령 해석의 새로운 단초로 삼았다.
민 교수의 연구는 제2계명을 현대인의 실생활에 포인트를 맞추어 해석과 연구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원래 신학이 먼저 생긴 것이 아니고 신앙적 사건이 있은 후 그것을 정리 요약 체계화한 것이 신학이라는 학자적 태도를 잘 나타냈다. 제2계명을 우상금령으로 해석하면서 심한 배타성과 공격성을 갖게 된 오늘날 기독교의 태도를 일신할 수 있는 여지를 준 점도 성과로 평가된다.
한국구약학회 총무 한동구(평택대) 교수는 “민 교수의 이번 연구결과는 주석과 해석의 균형 있는 조화를 이루는 탁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배타성과 공격성은 오늘날 학문세계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였는데, 이번 연구는 이 문제 해결에 의미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
|
  |
211.221.221.175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NT 5.1; SV1)
|
이름검색
신명기개혁 국민일보 한동구
월터 카이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