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Issue
당신은 성공을 위해
무슨 씨앗을 뿌립니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공은 모든 사람들의 화두이다. 오늘날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성공을 갈망한다. 이를 보여주듯 최근 성공 관련 도서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고, 인터넷 서점에서는 성공을 다룬 책이 2,000여 권도 넘게 검색된다.
글 최종옥
‘성공’ 하면 흔히 대다수의 사람들이 경제적 부나 막강한 권력, 또는 화려한 명성을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들마저 뒤로 한 채 소위 세상적인 성공을 향해 질주한다. 그러나 막상 이러한 것들을 거머쥐었다고 성공적인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또 어떤 사람들은 성공이란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행복한 감정도 매순간 바뀌는 것을 볼 때,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 역시 성공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성공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이 모두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듯이 성공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각기 다를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각기 다른 모습의 얼굴을 주셨지만 눈 두 개, 입 하나라는 기본 요소는 절대불변인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 각기 다른 개성과 달란트를 부여받아 성공에 대해 제각각 다른 그림을 가지고 있지만 성공의 기본 원칙은 동일할 것이다. 최근 출간된 성공 관련 도서들을 통해 성공의 기본 원칙은 무엇인지 그리고 삶에 있어서 진정한 성공이란 어떠한 것인지 살펴보자.
혼탁한 세상에서 청량한 향기를 낸 성공자들
리더십 및 자기계발 분야의 전문가인 존 맥스웰은 그의 저서 나의 성공지도에서 성공이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어떤 고정된 목표나 정상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 목적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여행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성공이란 인생의 목적을 깨닫는 것, 최대의 잠재력을 발휘해 성장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유익한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인생의 목적을 깨닫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해 성장할 때 우리는 성공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성공 여행에 있어서 필요한 본질적인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유익한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이것이 없으면 우리의 여행은 외롭고 피상적인 경험으로 끝나고 만다. 성공에 대한 맥스웰의 이러한 정의는 참으로 적절하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스컨설팅 대표 한근태 소장이 저술한 한국인 성공의 조건은 다양한 분야에서 소위 성공을 거둔 많은 대한민국의 대표 인물 100인의 성공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21세기의 해상왕’이라고 일컬어지는 동원그룹의 김재철 회장, 배 한 척 만들어본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엄청난 뚝심과 실행력으로 조선소를 만든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 안정된 KBS 오케스트라를 뒤로하고 무명의 수원시립 오케스트라를 맡아 일급 오케스트라로 변모시킨 지휘자 금난새 등. 이들은 자신이 품은 꿈을 향해 열정을 불태웠고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함으로써 소위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맥스웰이 지적했듯이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한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성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루터사회복지센터의 최고 경영자인 커트 센스케가 저술한 영혼을 움직이는 리더는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가치를 삶에 적용함으로써 개인적인 삶과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센스케는 리더를 비롯한 우리들의 삶의 자세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것은 성공에 대한 맥스웰의 정의와도 잘 연결된다.
첫째,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상실한 채 내면의 열정도 꺼져버려 하루하루 그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
둘째,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소위 세상적으로 성공하여 부와 권력 그리고 명성을 얻었지만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외견상 보이는 이들의 행복은 표면적이고 위선적인 것이며 내면의 불안이나 고통을 가리고 있는 것이다.
셋째, 사회 구성원들 모두의 개인적인 삶과 공동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세상과 다른 사람들의 삶에 진정한 가치를 더하는 사람들. 이들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유익한 씨앗을 뿌리며 이를 통해 진정한 만족과 기쁨을 누린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가 최근 저술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에서 말하는 성공에 대한 개념도 맥스웰의 정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은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찾아내고, 남들도 이를 찾도록 고무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내면의 소리는 어쩌면 하나님께서 우리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들려주는 소리로 재능, 열정, 필요(자신과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양심을 모두 아우르는 지상 명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븐 코비는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지능을 4가지 즉 지적 지능(IQ), 신체 지능(PQ), 감성 지능(EQ), 영적 지능(SQ)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이 4가지 지능을 최대한 잘 개발하여 지적 지능은 비전으로, 신체적 지능은 규율로, 감성적 지능은 열정으로, 영적 지능은 양심으로 표출되었다. 이중에서도 영적 지능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우리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지능으로, 다른 3개 지능의 안내자 역할을 하며 무한한 것과의 연결과 삶의 의미를 추구하게 해 준다. 특히 분기마다 창조주와 일대일로 만나 심판을 받는다고 가정해봄으로써 우리의 삶을 보다 균형 있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 자신을 세상에 보내주신 절대자가 부여한 임무, 즉 인생의 목적과 자신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고,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며 다른 사람들도 이러한 삶을 살도록 격려할 때, 진정한 성공 여정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에 발간된 유일한 평전에서 우리는 이러한 성공 여정의 본보기를 보여준 한 인물을 만날 수 있다. 민족의 미래가 암담했던 일제 강점기, 이 땅에 민족 기업을 일으켜 불후의 신화를 창조한 유한양행 유일한(柳一韓) 회장은 온갖 유혹과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이러한 성공의 원칙에 따라 평생을 살았던 인물이다. 그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 봉사하고, 성실하고 양심적인 인재를 양성하며, 기업을 키워 일자리를 만들고, 정직하게 납세하며, 그리고 남은 것은 기업을 키워 준 사회에 환원한다”는 철학으로 평생을 살다갔다. 유일한의 원래 이름은 유일형(柳一馨)이었다. ‘형’(馨)은 향기 ‘형’으로 살아가는 동안 아름다운 향기를 멀리까지 풍기는 사람이 되라고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었다. 그는 과연 그 이름대로 혼탁한 역사 속에 한줄기 청량한 향기로 지금도 우리 곁에 남아 있고, 그 향기는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 성공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나는 지금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가? 어떤 성공 지도를 가지고 있는가? 하루하루의 삶에 지쳐 진정한 인생의 목적과 꿈을 잊고 있지는 않은가? 세상적인 부와 권력, 명성은 얻었지만 뭔가 텅 빈 것 같은 허무를 느끼지는 않는가? 우리는 분명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 있다. 그것은 바로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유익한 씨앗을 뿌린다는 것 즉,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베푼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기쁨을 키우는 것이며 성공적인 삶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도 유일한 길이다. 돈이든 지식이든 성령으로 충만한 마음이든 무엇인가를 가진 사람이 갖지 못한 사람을 위해 배려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난마처럼 얽힌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해법이자 모든 사람들을 진정한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 아닐까.
‘세계화’의 밭에 ‘공동체’ 씨 뿌리기
성공과 연결되어 요즈음 많은 사람들에 의해 회자되는 또 하나의 커다란 화두는 아마도 세계화가 아닌가 싶다.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의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은 그의 최근 저서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에서 오늘날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고 세계는 더욱 좁아지고 더욱 평평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부터 시작하여 인터넷과 웹을 통한 정보와 지식의 공유, 필요한 서비스나 업무 또는 자원을 전 세계 모든 곳으로부터 조달하는 아웃소싱(out-sourcing), 생산 시설을 아예 중국과 같은 해외로 이전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 그리고 기존과는 달리 공급자, 소매상,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공급 사슬, 그리고 그 밖의 다양한 신기술과 기법 등 10가지 동력으로 인해 세계는 더욱 평평해지고 우리 모두는 엄청나게 빠른 변화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놓여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와 가치 창출에 참여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에 안전하게 누렸던 것을 잃게 되기도 하고 새로운 기회를 얻기도 한다.
프리드먼과 같은 학자들과 많은 정치가들은 세계화가 새로운 부와 가치를 창출한다며 세계화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로 세계 곳곳에서는 세계화의 문제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일본 리츠메이칸대학원 조교수인 이강국은 자신의 최신 저술인 「다보스, 포르투 알레그레 그리고 서울」에서 세계화라는 거대한 변화에 대해 일고 있는 찬반양론은 세계의 정치ㆍ경제 지도자들이 한데 모이는 ‘세계경제포럼’이 개최되는 스위스의 다보스와, 지구 반대편에서 반세계화를 외치는 세계시민들이 ‘세계사회포럼’으로 함께 모이는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레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멀어 보인다고 지적한다. 다보스의 세계 지도자들과 대부분의 학자들은 여전히 세계화를 지지하지만, 점점 더 많은 시민들은 포르투 알레그레를 필두로 한 세계 곳곳에서 반세계화를 외치고 있다.
결국 세계화는 무조건 선이며 개방과 자유화가 축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과도한 낙관론과, 세계화는 재앙이며 반대해야 한다는 과도한 비관론이 평행선처럼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극단적인 주장은 양쪽 모두 세계화의 한 쪽 측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
세계화는 경제 성장, 빈곤, 소득 분배 그리고 국가의 역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선과 악, 축복과 재앙 그리고 기회이며 덫이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즉, 세계 경제의 통합 그 자체는 절대선도 절대악도 아니며, 세계화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대신 어떻게 보다 인간적인 얼굴을 한 세계화가 가능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일 것이라고 이강국은 주장한다.
다보스포럼의 세계 지도자들과 주류 경제학자들은 세계화의 어두운 면에 대해 더 심각하게 고민하고, 포르투 알레그레의 반세계화 시위대들은 감정에 호소하는 대신 세계은행 경제학자들의 여러 연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1998년 아시아 경제위기 동안 세계은행에서 일했던 에이미 추아가 저술한 불타는 세계에서 그 해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재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저개발국에 확산되고 있는 자본주의 형식은 본질적으로 재분배 메커니즘이 결여된 자유방임주의적 형태로서, 결국 부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빈부간, 인종간의 대립과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그녀는 주장한다. 세계화의 혜택을 누리며 더욱 부유해지는 시장 점유 소수 집단과 세계화로 인해 더욱 더 빈곤해지는 다수 집단의 갈등은 인도네시아나 아프리카 등의 경우에서 보듯이 유혈 폭동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은 자본주의를 역행하여 특정 집단을 표적으로 재산 몰수와 국유화를 단행하기도 하고, 민주주의를 역행하여 다수 집단을 무시하고 시장 지배 소수 집단과 결탁한 측근 자본주의 형태를 취하기도 했지만 그 결과는 경제 후퇴와 유혈 사태와 같은 참담한 재앙을 초래했을 뿐이다. 에이미 추아는 결국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제도나 시스템이 아니라 시장 점유 소수 집단들이 앤드류 카네기와 같은 사람들을 모델로 삼아 공동체의 발전에 자발적으로 기여함으로써 다수 집단으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뿐이라고 결론짓는다.
함께 성공해야 하나님도 웃는다
세계화의 거대한 파도로 인해 우리나라에도 부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최근 APEC 총회에서 세계 주요 정상들이 회담을 하는 동안 밖에서는 세계화를 반대하는 집회가 연일 계속되었고 쌀 개방을 반대하는 농민들의 시위가 거셌다.
하루 벌어 힘겹게 생계를 유지하는 노점상들을 단속하여 APEC 행사 기간 동안에는 장사를 하지 못하게 했다는 뉴스도 보도되었다. 세계화의 여파로 인한 쌀 개방으로 수많은 농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 인도의 방갈로르에서 일하고 있는 한 여공이 하버드 대학 출신의 미국 여성의 일자리를 뺏을 수도 있다. 결국 세계화는 세상에서 말하는 성공을 향한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결국 세계화는 그 자체로는 축복도 재앙도 아니다. 삶에 있어서 진정한 성공에 대한 맥스웰의 정의를 세계화에도 접목시켜보면 우리 모두가 세계화의 목적을 인식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그 결실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눌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하는 것이 세계화의 진정한 성공 여정이 아닐까 싶다. 이제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세계화를 부르짖는 학자들이나 정치가들의 주장대로 모든 사람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기까지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부의 양극화는 그 어떤 정부도, 그 어떤 단체도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그것은 오로지 우리 각자가 위에서 말한 성공의 원칙을 가슴 깊이 새겨,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그들을 위해 유익한 씨앗을 뿌리려고 노력할 때만 해결될 수 있다. 그 때만이 이 세상은 보다 향기롭고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곳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최종옥은 서평전문지 「북코스모스」 대표로 <파이낸셜뉴스>, <한경 BUSINESS>등에서 경영 분야 전문 서평자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 「섀클턴의 서바이벌 리더십」, 「나도 3M에서 일하고 싶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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