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그리스도의 아름다운 제자 옥한흠
노컷뉴스 | 입력 2010.09.02 12:15 | 수정 2010.09.02 12:18
[CBS TV 보도부 조혜진 기자]
누구보다 진정한 예수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자 몸부림쳤던 사람. 목숨을 걸고 말씀을 준비하는 사람. 온 몸으로 작은예수가 되고자 했던 사람. 그가 9명으로 개척해 전세계 제자훈련의 중심지인 사랑의교회를 일궈낸 옥한흠 목사이다.
◈ 철저한 신앙의 가정에서 자란 옥한흠 목사
옥한흠 목사는 1938년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일제시대 당시 거제도는 부산 마산과 함께 신사참배를 거부한 투철한 신앙인들이 많은 곳이었다. 옥한흠 목사의 증조부는 선교사에게 복음을 들은 후 상투를 자르고 제사를 없애 핍박을 받을 정도로 강직한 믿음을 지닌 분이었다. 외가 또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집안으로 옥 옥사 어머니의 신앙은 동네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옥한흠 목사는 어려서부터 교회를 열심히 다녔는데 주일학교 예배는 물론이고 대예배도 빠지지 않았다.
신앙 좋기로 소문났던 옥한흠 목사는 시골교회 사역자가 부족하던 시절, 공부하면서 동네 삼거리교회에서 주일학교 사역을 했다. 그때도 그는 특유의 열정으로 주일학교를 크게 부흥시켰다.
의욕 넘치던 전도사 시절 옥한흠 목사는 주일학교를 열심히 부흥시키고도 장로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다가 쫓겨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 대학부에 '제자훈련' 도입해 성장 이끌어
그리고 나서 부임한 곳이 성도교회 대학부. 재적 인원은 단 한명 뿐. 당시 대학생들은 교회를 떠나 CCC, 네비게이토 등 선교단체에 나가고 있었다. '무엇이 원인일까?' 고민하던 옥한흠 목사가 얻은 해답은 '제자훈련'이었다.
그 당시 교회 대학부는 행사 일색일 뿐 청년들에게 복음의 핵심을 전하고 말씀으로 양육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비전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그는 평생 그의 사역이 된 제자훈련을 처음 시도하게 된다.
"왜 선교단체에는 젊은이들이 모이는가? 이것이 저에게 아주 심각하게 일어난 질문이었습니다. 이 질문을 가지고 씨름을 하다가 결국 제가 제자훈련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옥한흠 목사는 대학부청년들에게 예수그리스도의 참다운 제자가 되는 비전을 제시했다.
"예수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는 어떻게 되는가? 말로만 예수그리스도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말씀과 기도로 변화되어 우리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다."
옥한흠 목사는 특유의 열정으로 대학생들에게 말씀을 선포하고 매일매일 말씀 가운데 자기 자신을 비춰보도록 지도했다. 그 당시 옥한흠 목사와 제자훈련 한 청년들은 지금도 그 시절을 잊지 못한다.
당시 대학부 학생이었던 박성남 전도사(라이브교회 담임)는 이렇게 회고했다.
"대학부 생활 자체가 제 삶에 있어 거듭 태어난 삶에 시작이라고 볼 수 있겠죠. 세상이 참 달라보였어요. 말씀을 같이 읽고, 형제자매들과 같이 생활하고.. 이런 것들 자체가 제 생애 제일 행복했던 4년이지 않았는가 생각합니다."
한 명이던 대학부는 늘어나기 시작해 일반 성도 600명에 절반이 넘는 350명이 됐고, 주일이면 서울시내 교회 대학부 지도자와 임원들이 참관하러 올 정도로 소문이 났다.
◈ "세상 한복판에서 빛이 되어라"
대학부에서 간혹 신학교에 가겠다는 학생들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때마다 옥한흠 목사는 세상 한 복판으로 나아가 빛으로 살아가야할 그리스도인의 사명과 비전을 강력하게 역설하곤 했다고 한다.
당시 대학부 학생이던 박성수 장로(이랜드그룹 회장)은 "부패한 사회에서 진짜 소금이 돼야한다고 이야기 하셨어요. 진짜 헌신하고 싶으면 사회에 나가서 직업을 통해서 사회를 바꿀 것을 요구하셨지요."라며 옥 목사님의 가르침을 회고 했다.
◈ 미국 유학 통해 제자훈련의 학문적 토대 세워
제자훈련에 대한 보다 신학적이고 학문적인 근거를 찾고 싶었던 옥 목사는 1975년 칼빈 신학교 전액 장학금을 받아 가족들을 남겨둔 채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 칼빈 신학교와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유학시절은 제자훈련에 대한 신학적 깊이를 더하면서 한인교회에서 대학생들이 아닌, 일반 성도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성공적으로 이끈 귀한 경험을 한 시간이었다.
◈ 1978년, 사랑의교회 개척
미국 유학 후, 옥한흠 목사는 기존 교회에서는 제자훈련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해 9명의 성도와 함께 1978년 강남 은평교회(사랑의교회 전신)란 이름으로 교회를 개척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평신도도 예수그리스도의 제자'라는 이야기는 너무도 충격적이고 생소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겉으로 맴도는 신앙이 아니라 나의 상처와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하나님과 만나는 제자훈련을 통해 성도들은 매일매일이 눈물이 폭포수같이 쏟아지는 은혜의 날들을 경험했다.
성도와 목회자가 하나가 되어 열정적인 예수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갔고, 제자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훗날 사랑의교회의 중심축이 됐다.
1978년, 9명과 함께 평신도훈련, 젊은이 선교, 북방 선교라는 3가지 비전을 가지고 시작된 사랑의교회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왔다. 또 옥한흠 목사의 저서 '평신도를 깨운다'는 6개 나라 언어로 번역돼 해외 제자훈련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 진실된 설교가, 옥한흠 목사
설교를 하기 전에 먼저 말씀에 자기 자신을 비춰보고 순종하기 위해 몸부림치며 말씀을 전했던 옥한흠 목사의 설교에는 진정성이 있었다. 만약 스스로 순종할 자신이 없다고 생각될 때는 먼저 성도들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고, 한 시간 동안 찬양만 하면서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기도 했다.
2007년 한국교회 백주년 기념대회에서 눈물을 흘리며 회개를 촉구한 옥 목사의 설교는 한국교회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거룩하신 주여, 이놈이 죄인입니다. 이놈이 입만 살았다고 떠들고 행위가 죽어버린, 한국교회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아버지..겉모양은 요란하지만 내면은 죄악이 쌓여있는 이 한국교회를 주여 불쌍히 여기시고, 성령을 부어주시되 통회하고 자복하는 영을 부어주셔서 이 한국교회를 깨끗하게 하옵소서! 깨끗하게 하옵소서!"
◈ 한국교회 연합과 갱신운동에 앞장서
옥한흠 목사는 한국기독교의 연합과 개혁, 섬김을 이끈 지도자이기도 하다.
1996년 예장합동총회 내 목회자 갱신 그룹인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를 창립해 교회의 자정능력 회복에 힘써왔고, 각 교단 목회자 갱신조직들의 연합체인 '한국기독교 목회자협의회' 결성에 앞장서면서 이를 통해 한국교회와 사회를 향해 올곧은 목소리를 내오기도 했다.
◈ 아름다운 세대교체…한국교회에 신선한 충격 던져
옥 목사는 또 아름다운 세대교체의 본을 보인 장본인이기도 했다, 대형교회 목회자 세습이 사회 문제화 되기도 했던 2003년, 정년을 5년 남겨놓고 스스로 오정현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겨서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것이다.
"하나님 저 70까지, 아니 건강 주시면 90까지도 할 수 있잖아요..뭐 이런 인간적인 생각도 한 때는 있었죠. 하지만, 4년 전부터 하나님께서는 'NO!' 라고 하셨어요."
◈ "주님, 제자훈련 했던 때가 가장 행복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진정한 예수의 제자가 되고자 몸부림 쳤던 사람. 단 한명이라도 예수그리스도의 제자를 만들 수 있다면 가족도, 건강도, 그 무엇도 아깝지 않았던 사람, 작은 예수를 향한 열정 하나로 살아온 그가 주님의 품에 안긴다면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그 무엇이 가장 좋았다고 말할까?
"저는 언제 제일 행복했느냐..그저 7,8명 앉혀놓고 제자훈련 하는 시간, 말씀 앞에서 목사도 성도도 있는 그대로 내놓고 하나님 앞에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받는 은혜의 자리, 그 시간이 제일 행복했어요."
 jeenylov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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