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소년의 집념이 역사를 바꾸다! 중순양함"인디애나 폴리스" 침몰의 전말... 역사이야기 군사
2009/01/06 12:48
 http://blog.naver.com/sundin13/140060736329
1999년 11월 24일
상원군사위원장 존 워너 의원 귀하
저는 귀하의 결의안이 1945년 7월 30일에 격침된 미해군 중순양함 "인디애나 폴리스"의 함장 "고 - 찰스 버틀러 맥베이 3세" 대령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당시 어뢰공격을 지시했던 일본제국해군 함장으로서 , 저는 맥베이 대령이 왜 군법회의에 회부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가 지그재그항해를 하지 않아 함정을 위기에 몰아넣었다는 유죄이유도 납득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전 인디애나폴리스가 지그재그 항해를 하든말든 어뢰로 격침시킬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략)
저와 인디애나폴리스의 승무원들은 끔찍했던 전쟁과 그 결과에 대해서 서로를 용서했으며 , 이제는 귀하와 귀하의 나라도 인도적 차원에서 맥베이 대령에게 씌워진 부당한 혐의를 벗겨주어야할 시간이라고 믿습니다.
모치추라 하시모토
전 제국해군 I-58 (잠수함) 함장.
위 편지는 21세기를 불과 몇달 앞둔 시기, 온 미국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던 "중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호 격침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라고 볼 수 있는 제국해군 잠수함 함장의 편지의 일부다. 1945년 태평양전쟁이 막을 내린지도 반세기가 훨씬 넘은 1999년의 미국에서는 뒤늦게 "쓸쓸하게 자살로 생을 마감한" 한 해군장교의 명예와 관련된 역사적인 결단이 내려지려하고 있었다. 오늘은 이 결단을 이끌어내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헌터 스콧"라는 초등학생과 자살로 생을 마감한지 31년만에 비로소 명예를 회복한 "고- 찰스 버틀러 맥베이 3세" 해군소장(당시계급 대령)의 이야기다.
해군항공대 기지가 있는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의 12살난 초등학생"헌터 스콧"은 학교과제로 "미국역사 기념일"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했다.
평소 상어가 등장하는 영화"조스"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중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 격침사건"을 주제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인디애나 폴리스호의 격침사건에는 이후 생존자들의 구조작전이 펼쳐질때까지 끔찍했던 상어공격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그가 좋아하는 영화"조스"의 실제 모티브가 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소년"스콧"은 관련 정보수집을 위해 자신이 다니는 초등학교 부교장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가까운 대학 도서관을 찾았다.
하지만, 대학에는 인디애나폴리스 침몰사건에 관련된 자료가 없었다. 실망스러웠지만 스콧은 포기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해 나갔다. 대신 생존자 인터뷰와 관련 정부 문서를 확인해 사건을 심층조사해 나갔고 마침내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그의 과제는 최종적으로 플로리다주 경진대회에 올랐지만 아쉽게 최종 결선에서는 탈락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캇은 이 사건이 그냥 묻혀서는 안된다는 신념에 따라 조사과정에서 만난 인디애나폴리스의 생존자들과 함께 찰스 맥베이 대령의 무죄를 탄원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소년" 스콧의 노력은 금새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고, 인디애나폴리스 생존자 협회도 이들에 힘을 보탰다. 이에 사건에 흥미를 느낀 상원의원이 스콧을 상원군사위원회 위원장 워너 의원에게 소개했고,그 결과 미의회에서는 반세기도 전에 벌어진 인디애나폴리스호 침몰사건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다. 마침내 2000년 10월, 미의회는 고-찰스 맥베이 대령의 무죄를 탄원하는 의회결의안을 채택했고, 당시 대통령"빌 클린턴"은 이에 서명하므로서 그들의 주장을 지지했다. 보수적인 군부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의회결의안과 대통령의 서명에 반발했지만, 여론의 대세를 꺾지는 못했다.
소년 스콧은 미의회의 결의안 채택에 앞서 열린 의회 청문회 에서 다음과 같은 증언을 했다:
여기 맥베이 대령이 해군사관학교 생도시절에 지녔던 인식표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보실수 있겠지만, 지금도 그의 지문이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전 이 인식표를 "1968년 그의 삶을 마감한 한 인간에 대한 기억"으로서, 저에게 맡겨진 소명을 상기시키는 "징표"로서 가지고 왔습니다. 이 인식표는 저에게 "전 미국에서 오직 너만이 세대의 차이를 넘어 변화를 가져올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이 인식표가 인디애나폴리스호의 생존자들로부터 저에게 건네진 "명예로운 불꽃을 운반할 막중한 임무와 특권"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믿습니다.
21세기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반세기도 더된 한 사건과 인간이 조명된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이 사건은 너무도 끔찍했고 그래서 감추고 싶어했던 이야기 이기 때문이다.
사건은 일본의 패전이 임박한 1945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키나와 점령을 끝낸 미국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본군의 저항에 직면하자 빠른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핵폭탄을 일본에 투하할 계획을 세웠다. 티니언 섬의 중폭격기 기지에서 핵폭탄을 탑재한 폭격기를 출격시켜 미리 계획한 폭격리스트의 도시 중 하나를 날려버리는 것이 작전의 큰 뼈대였다. 이를 위해 중순양함"인디애나 폴리스"에게 극비임무가 주어졌다. 바로 핵폭탄의 부품을 공군폭격기가 위치한 "티니언"섬에 운송하는 일이었다.
이 일은 함장인 대령"찰스 버틀러 맥베이3세"에게 주어졌다. 대령은 중순양함 인디애나 폴리스의 함장으로서 전번 이오지마와 오키나와 전투에 참전했고, 해안포격임무를 수행하던 중 카미카제 공격을 받아 적기 7기를 격추시키는 전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3월 31일의 카미카제 내습에서 특공기가 선체를 관통하는 피해를 입고 인디애나 폴리스가 대파되는 바람에 수리를 위해 캘리포니아로 귀환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맥베이 대령은 이 사건으로 13명의 부하를 잃었다.
참고로, 맥베이 대령은 중순양함 함장이 되기전 연합군 최고군정보부대인 미합동참모본부 소속 합동정보위원회 의장을 지냈으며 2차대전 초기에는 전장에서 보여준 용기로 "은성무공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명망있는 해군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해군사관학교출신이었고, 그의 부친 맥베이 주니어는 1차대전당시 전함 함장을 지내고 이후 해군대장으로서 동양함대사령관에 올랐던 해군고위장성이다.
맥베이 대령의 중순양함 애나폴리스는 극비임무 수행을 이유로 호위구축함없이 중순양함 단독으로 핵폭탄 부품을 티니언 섬에 배송하는 임무를 수행했고 일단 성공리에 마쳤다. 하지만, 비극은 그들이 레이테 만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키나와 해상에서 벌어졌다.
1945년 7월30일 이른 새벽, 모치추라 하시모토 해군중좌가 지휘하는 제국해군 잠수함 I-58호가 항해중인 인디애나 폴리스를 발견하고 무려 6발의 어뢰를 발사했다. 이 중 2발이 순양함에 명중했다. 함수와 브릿지 아래 좌현을 강타당한 인디애나 폴리스는 곧 15도 가량 기울더니 불과 12분만에 침몰했다.(당시 사고지역 해상은 평온했으나 시계가 그리 좋지 못했고, 인디애나 폴리스 호는 15.7노트로 순항중이었다)
승무원 1196 명 중 300명이 침몰과 동시에 전사했고, 약 900명의 생존 승무원들이 해양을 표류하게 되었다.
승무원들은 황급히 탈출한 탓에 충분한 수량의 비상식량과 구명보트를 확보하지 못한채 대부분 구명조끼에 의존해 약 4일동안 (100여시간)을 해상에서 표류했다.
한편 해군당국은 이 함정의 임무를 기밀로 분류했기에 인디애나 폴리스가 격침되어 승무원들이 조난상태임을 알지 못했고 예정된 31일이 되어도 함정이 레이테만에 도착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지연사실에 대해서 보고하지 않았다. 훗날 이 치명적인 누락은 공식적으로 함정의 기동상황에 대한 보고 시스템의 오작동에 의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그동안 승무원들은 배고픔과 목마름, 상어의 공격을 받으며 8월 2일 오전 10시 25분 정기 항공순찰 중이던 해군대위 "윌버 그윈"과 "워렌 콜웰"의 수상정이 그들을 발견할때까지 대양을 표류했다. 그들이 탈출할때 입고나온 구명조끼는 이미 공기압이 약해진 상태였다. 참상을 목격한 조종사들은 황급히 하강해 기체를 좌우로 흔들며 그들의 식별사실을 확인해 주었고 구명조기와 무선통신기를 투하했다. 이후 공중과 해상에서 대규모 수색작전이 시작되었다.
생존 승무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해상이 시체와 부상한 병사로 뒤섞이면서 바다는 피범벅이 되었다. 그러자 피냄새에 이끌려 상어가 꼬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상어들이 시체를 뜯어먹었지만, 구조가 늦어지면서 부상자와 체력이 약한자들이 식수와 식량 부족으로 탈진해서 죽어가자 상어들은 약한자부터 생존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과정에서는 정말로 살아남기 위해 비정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생존자들은 상어가 피냄새에 덤벼든다는 사실을 알기에 부상당해 피 흘리는 동료들을 멀리 떼어 놓았고, 부상자들이 상어의 공격을 받는것을 방치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부상당한 동료가 구명보트(당시의 구명보트는 나무 밑창이 거의 뚫려있는 엉성한 제품이었다)에 오르려는 것을 거부했고, 저항하면 마구 두들겨 팼다. 심지어 탈진에 환각을 일으킨 병사들은 동료를 자신을 죽이려 했다며 습격했다.
절망적인 상황은 계속되었고, 병사들은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서 대양을 표류했다.
이중에는 함장"찰스 맥베이" 대령도 있었다. 대령은 대양에 버려진 부하들을 모아 구조대가 올때까지 버티도록 독려했다. 지나가는 항공기에는 조명탄을 발사하거나 비상거울을 이용해 자신들의 존재을 알리려는 노력도 쉬지 않았다. 그러나 반응은 없었고, 맥베이 대령은 침몰직전에 본부에 타전한 긴급구조 무전에도 불구하고 오지않는 구조대를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이 구조신호는 당직자의 근무태만과 층층시하 계통체계로 인해서 사실상 누락되었지만, 당사자인 맥베이 대령은 그런 사실을
알리가 없었다)
["the ocean of fear" - 2008 discovery channel sharks weeks special ]
훗날 해군성 장관이 된 그래험 클레이터는 당시 호위구축함"세실 도일"의 함장이었다. 정기순찰비행중이던 수상기로부터 위치확인을 받자마자 상부의 명령이 내려지기 전에 클레이터 대령은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한밤중에 현장에 도착한 그는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생존자 수색에 들어갔다. 야간 서치라이트 점등은 자칫 일본해군 잠수함의 공격을 끌어들일 수도 있지만, 그는 그런 사실에 개의치 않았다.운좋게도 그는 무사히 100명 이상의 생존자를 구조했다.
울리히 환초의 해군사령부로부터 명령을 받은 구축함"매디슨"과 "랄프 탈봇" 무장수송선 "바셋" "링니스" 그리고 호위구축함 "두피로"도 가세했다. 8월 8일 구조작전이 종료되었다. 무려 반경 160킬로미터이내의 해안을 주야로 수색하였으나 결국 바다에 뛰어든 900여명 중 불과 316명 만이 구조되었다.
당시 생존자들은 찰스 맥베이 대령이 지휘하는 그룹, 해군 군의관이 지휘하는 그룹, 그리고 또 다른 장교 하나가 지휘하는 그룹으로 크게 나뉘었는데, 해군 군의관이 지휘하는 그룹에서만도 100명이 넘는 장병들이 부상과 탈진으로 사망했다. 군의관은 처음에는 일일이 사망자의 인식표를 모았지만, 순양함에 함께 승선했던 군목까지 탈진으로 사망하자 가지고 있던 백여개의 인식표들을 모두 바다에 버렸다. 당시 그 군의관은 희망을 거의 버린 상태였다.
(승전무드로 종전을 앞둔 시기에 벌어진 이 끔찍한 해양조난사고는 훗날, 공표영화"조스"의 모티브가 되었다.)
부상을 입은채 해상을 표류하던 함장 맥베이 대령도 구조된 생존자들 중 하나였다.
복귀후 그는 해군에 대해서 구조가 왜 5일이나 걸렸는지에 대한 해명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그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해군은 오랜동안 구조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인디애나폴리스호가 특별임무수행을 위해 무선금지상태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밀해제된 기록에서는 구조요청이 세차례 수신되었으나, 해당 지휘관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취하지 않았다. 한 명은 고주망태로 취해있었고, 또 한명은 부하들에게 귀찮게 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려놓은 상태였고, 마지막 한 명은 이것이 일본군의 흉계라고 생각했다.
1945년 11월, 이 사건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 급기야 맥베이 대령은 군법회의에 회부되었다. 해군은 그가 함정을 지그재그 운항시키는 지침을 이행하지 않아 함정과 승무원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혐의에 대해서 유죄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 재판은 마녀사냥의 성격이 짙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들의 증언은 당시 시계가 좋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해군 공식기록에는 당일 해상의 시계는 양호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서울 안가본 사람이 가본 사람보다 더 잘안다"는 우리네 속담도 있지만,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해군 당국의 주장이 현장에 있었던 수많은 병사들의 증언 보다 신뢰성이 있다고 평가된 웃지 못할 결정이었다.
게다가 미해군이 함장의 과실에 따른 유죄평결의 결정적인 이유인 함장의 지휘소홀로 함정이 위험에 빠졌다는 판단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당시 맥베이 대령은 호위구축함의 대동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러나 2차대전 당시 호위 구축함 없이 단독으로 항해한 "중대형 전투함"은 인디애나폴리스가 유일했다. 더구나 인디애나폴리스는 대잠수함전 장비가 없었기에 함장이 호위를 거부했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넌센스였다.
또한 해군은 일본군의 암호를 해독해 당시 인디애나폴리스의 항로에 일본해군 잠수함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함장인 맥베이 대령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구조작전은 해군 조종사의 우연한 발견이 있기까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거기에 보태어 중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를 격침시킨 제국해군 잠수함의 모치추라 하시모토 중좌는 미해군의 소위"지그재그 항해"가 공격을 저지하는데 별반 효과가 없다고 증언했다. 하시모토의 잠수함은 맥베이 대령의 인디애나 폴리스의 선체 측면을 정면에서 바라보며 어뢰를 6발 사격했기에 인디애나 폴리스가 제아무리 용쓰는 재주가 있어도 이를 피하기는 불가능했다.
하시모토 중좌는 잠수함 어뢰공격의 정석대로 순양함의 진행방향을 계산해 선수에서 선미까지 여러 지점을 겨냥해 6발을 쏘았고, 그 중 2발이 명중한 것이었다. 이는 인디애나 폴리스가 선수와 브릿지 아래 좌현에 각각 맞았다는 점에서도 대형선체를 보유한 중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가 6발을 모두 피해 살아남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차대전 동안 미해군은 총700척이 넘는 함정을 잃었지만 군법회의에 회부된 함장은 맥베이 대령이 유일하다는 점도 맥베이 대령에게 씌워진 굴레가 얼마나 편파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결국 해군에서 낙오자로 찍혔고, 비록 그가 1949년 퇴역당시 해군소장으로 승진한 상태였지만 맥베이의 해군에서의 경력은 그 사건으로 종을 친 상태였다. 그는 사망한 장병들의 가족들로부터 남은 생애내내 가혹한 비난을 들어야 했고, 1968년 11월 6일 그의 자택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한편, 인디애나폴리스의 생존자들은 불명예를 뒤집어 쓴 그들의 대장을 위해 조직을 결성했고, 그 멤버에는 함장의 아들인 찰스 맥베이4세부터 이 사건을 다룬 책의 저자" 댄 커츠맨" 그리고 맥베이 대령은 무죄임을 확신한 의회의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중 인디애나폴리스 생존자 협의회장인 "폴 머피"는
맥베이 대령에 대한 군법회의는 우리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야기한 상층부의 "책임면피용"에 불과하다며 해군당국을 맹비난했다.
그 사건이 있은지도 50년이 훌쩍 넘은 뒤, 펜사콜라에 사는 12살 초등생, "헌터 스콧"은 군법회의에서 내린 맥베이 대령의 명예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인지했고, 소년은 이를 확증하기 위해 150여명의 생존자를 인터뷰하고, 800건 이상의 기록문서를 열람했다. 방대한 인터뷰와 기록문서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확신한 소년의 프로젝트는 여론과 매스컴을 집중시켰고, 미의회에서의 그의 증언은 미전역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만들었다.
2000년 10월, 미의회는 맥베이 대령의 미해군경력에서 인디애나폴리스 격침사건에 대한 그의 유죄선고를 철회하고 그의 무죄를 주장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클린턴 대통령의 서명이 있으므로서 공식화되었다.
순양함"인디애나 폴리스"가 침몰한지 55년만에, 그리고 맥베이 대령이 모든 비난을 뒤집어 쓴채 자살한지 32년만에 중순양함"인디애나 폴리스"의 함장 "찰스 버틀러 맥베이 3세"대령은 명예를 회복했다!
"다시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전 대령님과 근무하는걸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 해군이 그에게 내린 처벌은 용서받지 못할 부끄러운 처사입니다" - 1999년 9월 상원 청문회에 제출된 증언록에서 생존자"플로리안 스탐"의 진술이다.
(의회 결의안이 통과되고 미해군은 마지못해 이를 승인했지만, 그가 인디애나 폴리스의 침몰에 책임이 없을지라도 그가 이 사건으로 재판받았다는 기록은 그의 근무기록에 여전히 남아있다.)
사실, 맥베이 대령의 명예를 회복시켜주기 위한 조직적 활동은 이미 1960년부터 시작되었었다. 하지만 1996년 헌터 스콧이라는 12살 초등학생의 심층리포트와 인디애나 폴리스 침몰사건에서 살아남아 자신의 스토리를 전한 어느 배우의 경험담이 있기 전까지는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 공포로 인해서 상어에 대해 극도의 증오심을 품고 있었던 그 배우는 자신이 겪은 일을 생생하게 소개했고 소년은 그의 이야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로인해서 쓰여진 리포트는 소년이 다니던 학교에서 상을 받았고, 플로리다 주 결선에 나가게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상의 성과는 없었다.
하지만, 소년의 관심은 사라지지 않았고, 조사과정에서 소년의 설문에 응했던 생존자들의 주소를 통해 생존자들과 맥베이 대령의 명예되찾기 프로젝트를 진행 시켰다. 이는 대번에 매스컴의 조명을 받게 되었다.
안타깝지만, 언론은 신선한걸 좋아하고 소년의 젊음은 이를 충족시켰다. 이러한 관심은 생존자 협의회와 하원의원 "조 스카보로"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를 계기로 소년은 1996년 인대애나 폴리스에서 개최된 생존자 재회집회에 초대되었고, 1997년에는 핵잠수함 인디애나 폴리스 호 견학을 위해 생존자들이 하와이에 모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단합된 행동은 1997년 하원의원 스카보로의 약속을 얻어냈고, 그는 1998년 결의안을 의회에 소개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헌터와 생존자들은 워싱턴에 모였다.
1998년 4월, 15명의 생존자와 스콧은 워싱턴에 도착해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스카보로의 결의안 지지를 요청했다. 스카보로의 결의안은 맥베이 대령에 대한 대통령의 사면을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상당히 부족했다. 맥베이 대령은 이미 1946년부로 태평양총사령관 니미츠 제독에 의해서 사면이 이루어졌고, 이에 따라 대령은 현역으로 복귀한 것이다.
그래서 생존자협회와 헌터 스콧, 하원의원 스카보로는 1999년 종래의 결의안의 내용을 포함하는 수정된 내용의 결의안을 다시 소개했다. 여기에는 맥베이 대령의 군법회의가 도덕적으로 심각한 결함이 있으며 그에 대한 유죄평결은 정의에 심각하게 반한다는 의회의 견해를 표명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1999년 4월, 다시 소년과 14명의 생존자는 스카보로 의원의 결의안을 지원하기 위해 의회 핵심멤버들을 만났다.
이 방문에서 그들은 뉴햄프셔 출신의 밥 스미스 상원의원에게 상원에서도 결의안을 발의해 줄 것을 설득했고, 몇달이 지난후 100명 이상의 하원의원들이 스카보로 의원의 하원결의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으며 16명의 상원의원이 밥 스미스 상원의원의 상원 결의안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그리고.... 중대한 변화가 찾아왔다.
밥 스미스 상원의원의 설득으로 미상원군사위원회 위원장인 존 워너 의원이 상하원 합동결의안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999년 8월 14일 열린 이 청문회에는 10명의 생존자들이 참석했고, 17명의 생존자들은 자신들의 증언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다.
밥 스미스 의원의 상원 결의안에 관련된 청문회의 증인으로는 헌터 스콧과 생존자 폴 머피, 할란 트위블, 자일즈 맥코이, 인디애나폴리스 침몰사건을 다룬 책 "치명적인 항해"의 저자 댄 커츠맨이 호출되었다.
증인들은 군사위원회 위원장 워너 상원의원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고, 이에 반하여 해군은 이들이 제시한 인디애나 폴리스 침몰사건에 관련한 해군의 각종 실수와 무능에 대한 증언에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새로운 세기가 열린 2000년은 지난해 있었던 청문회의 여파가 몰아쳤다. 인디애나 폴리스호의 생존자와 그의 친구들의 탄원의 편지가 상원군사위원장 워너의원에게 쏟아졌고, 언론의 지지도 계속 되었다. 특히 퍼레이드라는 잡지는 8월 20일발행판 커버스토리로 "이제는 잘못을 바로잡을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이들을 지원했다.
그해 9월 스미스 상원의원은 상원군사위원장 워너 의원이 상원 결의안을 통과키실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해군성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서 결의안 초안의 "맥베이 대령에 대한 군법회의는 도덕적으로 용납될수 없으며 그의 유죄선고는 부당하다"라는 의회의 견해는 삭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의회는 맥베이 대령의 근무기록에서 인디애나 폴리스호의 침몰과 관련하여 그의 책임이 없다는 견해를 표명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인해 연방정부는 맥베이 대령의 기록에서 불명예 스럽고 억울한 누명을 지워주었다.
참고로, 해군제독들은 결의안에서 맥베이 대령의 무죄표명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지만, 그들은 교훈을 얻었음에 틀림없다.
2001년 10월 12일 홍해에서 구축함 "콜"이 테러공격을 받았을때 해군은 함장을 군법회의에 회부하지 않았다. 이는 함장이
그러한 종류의 공격을 막기 위해 충분히 주의를 기울였고, 항구내에서 그러한 공격이 발생한데 대해서 그는 사전에 어떠한 경고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맥베이 대령의 사건과 유사한 경우로서 해군성은 또다른 논쟁거리를 만들기를 원치않는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인디애나 폴리스 호 생존자 협회 사이트에서 발췌)
이 사건으로 일약 유명해진 헌터 스콧은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업을 준비중이다. 그는 대학에서 해군ROTC로 활동했다. 현재 헌터 스콧의 고-찰스맥베이 대령 명예찾기 사건은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P.S
사실, 이 사건은 제가 대학시절에 조선일보에 실린 해외토픽기사로서 접했던 겁니다. 당시에도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몇년전에 우연히 관련 사건에 관한 기사를 인터넷에서 다시 접했고, 최근에 주말 다큐채널을 보던 중에 인디애나폴리스 사건을 다룬 다큐를 접하면서 사건의 보다 상세한 전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관련 자료를 수집해 지금의 포스트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찰스 버틀러 맥베이3세는 1949년 전역 당시 해군소장으로 예편합니다. 물론 니미츠 제독의 사면과 현역 복귀명령으로 바로 짤리는 불명예 제대는 모면했지만, 당시 근무했던 고위 장교들은 전쟁으로 인한 고속승진으로 대부분 중장이나 대장으로 예편한데 비하면 해군소장, 그리고 직무소홀에 따른 유죄평결을 받은 맥베이의 경력은 좌천에 다름 아닙니다.
여기서 맥베이 해군소장을 맥베이 해군대령으로 표현한 것은 사건 자체가 그가 해군대령 시절에 있었던 일이고 인디애나 폴리스의 생존자들은 여전히 그를 해군대령, 함장님으로 여기기에 그냥 맥베이 대령으로 표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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