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06월17일 11시25분 연합뉴스
<시한부 인생 교수의 '마지막 강의'>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당신이 무언가를 절실하게 원한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지난해 9월18일 미국 카네기멜론대의 랜디 포시 교수가 강연을 하기 위해 학생과 동료교수 등 400여명의 청중 앞에 나타났다.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라는 주제의 강연은 포시 교수의 췌장 CT 슬라이드로 시작됐다. 포시 교수는 자신의 췌장에 몇 개의 종양이 있는지를 설명하면서 자신이 이제 몇 달 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말기 췌장암을 선고받은 뒤 동료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고별 강의에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던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살림 펴냄)가 책으로 정리돼 나왔다.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 동영상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 등을 통해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퍼져나갔고 이 책 역시 지난 4월 미국에서 출간 당시 대번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으로 시작해 자신 없는 세상에 홀로 남을 아내에 대한 애틋한 마음으로 끝나는 이 강의에서는 우울하거나 쓸쓸한 말기암 환자 대신 재치있고 낙천적이며 열정적인 교수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포시 교수는 '죽음'이 아닌 '삶'을 주제로 한 마지막 강의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결국 자신의 평생이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러면서 청중들에게도 살아가는 동안 소중한 가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한다.
가치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방법도 일러준다. 그가 말하는 방법은 감사하는 마음을 보여줄 것, 행운의 기회가 찾아올 때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할 것, 절대 포기하지 말 것, 뭔가를 망쳤을 때는 사과할 것, 지금 이 순간을 즐길 것 등 사실 아주 평범한 것들이다. 그러나 삶의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은 포시 교수의 이야기는 흔하디 흔한 자기계발서의 이야기와는 달리 그냥 쉽게 흘려버릴 수 없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강의는 농담을 섞어가며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로 진행됐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버지를 가질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 샤워 도중 울음을 터뜨리는 아버지의 모습과 강연장에서 전날 생일을 맞은 아내에게 마지막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아내를 꼭 껴안아주는 남편의 모습에서는 어쩔 수 없는 슬픔이 묻어난다.
강의 당시 3~6개월 정도밖에 살 수 없다고 이야기했던 포시 교수는 현재 자신의 블로그에 하루하루의 건강상태와 자신이 한 일을 올리며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 내용과 실제 강의 동영상은 '마지막 강의' 사이트(www.thelastlecture.com)에서도 볼 수 있다.
제프리 재슬로 공저. 심은우 옮김. 288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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