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7만년 전 인류도 열처리 기술 활용
| 기사입력 2009-08-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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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P.AFP=연합뉴스) 약 7만2천년 전 아프리카 대륙 남쪽 끝에 살았던 고대 인류가 세심하게 화로를 조절해 돌 연장과 무기를 연마하고 모양을 다듬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발견돼 인류의 열처리 기술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몇만년을 더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
지금까지 인류가 연장 가공에 처음으로 불을 사용한 것은 약 2만5천년 전 유럽에서였던 것으로 많은 학자가 믿어 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영국, 호주, 미국, 프랑스 등 국제 연구진은 그러나 인도양과 접한 남아공 남단 피너클 포인트 지역에서 발견된 16만4천년 전~7만2천 전 사이의 돌 연장들이 다양한 단계의 열처리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열처리 과정을 거쳤음을 시사하는 다양한 단계의 광택을 가진 실크리트(모래와 자갈이 단단하게 실리카로 교결된 역암) 조각들을 발견했다.
실크리트는 일반적으로 연장 재료로는 부적합하지만 가열하면 색깔과 구조가 바뀌어 잘 쪼개지는 성질이 있다.
연구진은 당시 인류가 우연히 실크리트의 이런 성질을 발견해 후대에 전했으며 후손들이 가열과 냉각 등 복잡한 불사용 기술을 습득하면서 열처리 방식을 이용한 쪼개기 기술도 날로 발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런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실크리트를 밤새 가열했으며 아침이 되자 이번에 발견된 것들처럼 켜가 쪼개져 반짝이는 연장으로 바뀌었음을 확인했다.
이런 실크리트 연장은 사냥 도구나 칼, 또는 교환용 상품으로 탁월한 가치를 갖고 있었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측하고 있다.
케이프타운 대학의 카일 브라운 연구원은 "이들 고대 현생인류는 미묘하고 복잡한 불 조절을 마음대로 했다"면서 "여기가 바로 불사용과 엔지니어링이 시작된 곳"이라고 강조했다.
커티스 머린 연구원은 "열처리 기술은 누군가 열에 달궈진 돌이 쉽게 쪼개진다는 것을 발견한 천재적인 순간에 시작됐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던 최초의 시기보다 4만5천년, 멀게는 13만9천년 더 전에 아프리카의 남단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들은 논평을 통해 이 지역에 살았던 인류가 최소한 약 5만년 전 이곳을 떠나 북쪽으로 이동해 유럽과 아시아의 추운 기후대로 퍼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프리카인이 빙하로 덮인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 급속히 퍼진 데는 바로 이처럼 정교한 불사용 기술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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