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목회의 교회론적 고찰
허호익(대전신학대학교 교수 ․ 조직신학.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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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셀 목회의 교회론적 특징
셀 목회가 전세계적으로 여러 유형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이를 처음으로 체계적 이론으로 제시한 이는 랄프 네이버(Ralph W. Neibour Jr.)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의 셀 목회론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멕가버런(Donald A. McGavran)의 건물 중심과 프로그램 중심의 교회성장론의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 할 수 있다.
네이버는 국제적인 대도시의 교회 성장이 대도시의 급격한 인구성장을 따라 가지 못하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물 중심, 회중 중심, 프로그램 중심의 교회에서 셀 중심의 세포조직 교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도시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새로운 셀 목회의 모델로서 한국의 순복음 교회를 예를 들고 있다. 순복음교회의 모델을 자기 나름으로 체계화하여 5개의 셀 그룹과 5개의 셀 그룹의 맡은 구역장과 5개의 구역을 맡은 지역장(25셀)과 5개의 지역을 맡은 지역목사(125셀)와 이 모든 지역을 섬기는 사역 팀으로 구성된 다단계 피라밋형 세포구조를 제시한다. 이러한 셀 조직은 초대교회의 집사, 장로, 감독, 사도의 계층적 조직과 같은 모델이라고 한다.
따라서 셀 목회는 가정 중심으로 매일 모이는 소규모의 친숙한 교제를 통해 서로 도와주고 섬기며 모든 교인이 전도사역의 훈련을 통해 ‘가서 제자 삼는’ 구조를 가진다. 그러나 오늘날의 일반 교회는 교회 중심으로 주일에만 모이는 대규모 비인격적인 회중 집단이어서 교인들은 서로 모르는 소원한 관계이며 프로그램 중심으로 사역하며 ‘와서 더불어 성장하자’는 구조를 가진다고 비교한다.
네이버는 이러한 셀 목회는 보다 많은 신도들이 사역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기초공동체 즉 ‘교회내의 교회’로서 셀 중심의 소속감을 강화하고, 선교적 사명을 위해 함께 모여 기도하며, 개인적인 방식으로 도시 속에 침투하여 전도하며, 건물이나 프로그램의 규모에 제한 받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전도방법이며, 그리고 새로운 방식의 교회 운동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셀 목회의 교회론적인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로, “교회 안의 작은 교회”로서 소그룹 운동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예수께서 “두 세 사람”(마 18:20)이 모인 작은 공동체에서 교회의 존재를 보셨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셀 목회’라는 초대교회의 원형으로서 교회의 본질을 보여 주셨다고 한다. 따라서 대형 교회 내에 최소 단위의 소그룹인 셀을 중심으로 한 계층적 다단계 세포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둘째로 교회의 성서적 표상을 셀 목회의 개념으로 재해석한다. 성서의 가르침에 따라 전통적으로 교회를 하나님의 집 또는 하나님의 택한 백성, 그리스도의 몸, 성도의 교제로 이해되어 왔다. 셀 목회론자들은 하나님의 집이라는 건물로서의 교회의 개념을 새롭게 해석한다.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살아있는 돌로서 이들의 삶이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 하나님의 집이라고 해석한다. 신자들이 살아 있는 돌로서 이들이 모여 성령의 집을 이룬다는 것이다.(벧전 2:5)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라는 개념 역시 사람의 몸이 여러 세포로 이루어지듯이 그리스도의 몸이 교회 역시 여러 세포 조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개념으로 이해한다. 성령의 교제로서의 교회에 대해서도 셀 목회 지도자들은 성령의 은사와 체험을 강조한다. 셀 목회들이 세상의 악과 항상 대면하고 있으므로 성령의 권능을 늘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
셋째로 평신도의 역할을 새롭게 제시한다. 셀 목회는 목회자나 항존직 중심의 목회가 아니라 최소 단위의 셀을 섬기는 평신도 지도자 중심의 목회를 지향 한다. 따라서 목사의 임무는 훌륭한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신도들의 생활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신도들의 임무는 주일성수, 십일조, 프로그램 참여가 아니라 다른 이들을 보살피고 섬기는 전적으로 청직이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다. 모든 신자를 훈련하여 사역자로 세우는 일은 만인제사장설에 상응한다고 주장한다.
넷째로 불신자 전도에 집중한다. 셀 목회의 지도자들은 전통교회가 불신자에 무관심하며 자기들 끼리 모여 평생토록 성경공부하고 교제하는 폐쇄성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교인들은 복음을 접해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그리스도인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다. 대도시의 세속문화 대항하는 효율적인 셀 조직을 통해 복음을 들고 세상 속에 침투하는 것을 목적으로 내 세운다. “모든 셀 그룹의 주요 목적은 지옥의 앞 마당에서 구원의 상점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2. 말씀사건으로서의 교회의 본질과 삼중적 구조
교회의 원어적 의미 에클레시아는‘불러내다’라는 뜻이라면 누가 누구를 왜 불렀느냐 질문을 함축한다. 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특수한 사명공동체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택하사 하나님의 백성(laos)으로 남으라고 불렀으며(롬 11:5), 그리스도의 몸(corpus christianum)을 세우도록 그의 지체로 불렀으며(골 2:19), 성령의 현존과 능력에 힘입어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도록 부르신 것이다(행 1:8). 이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표현하면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가 하늘에서처럼 이 땅에 이루어지도록 그 길을 예비하고 그 첩경을 평탄하게 하는 전위대요,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서 앞당겨 맛보고 이루어 가는 하나님의 나라의 선취(anticipation)로서 이해된다.
따라서 교회는 이 땅에 영원히 존재할 수 없다. 종말론적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면 교회는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는 도상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든 교회의 위기는 교회가 교회를 이해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교회만을 위해 존재할 때 교회는 교회답지 못한 교회로 전락한다. 하나님은 교회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신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신 것이다.
칼 바르트는 에클레시아를 삼중적인 화해의 역사요 사건으로 해석하였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불러 모으고(calling out, gathering: 회집, 모이는 교회), 하나님의 자녀로 양육하여 세우고(calling up, upbuilding: 양육, 가르치는 교회)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도록 보낸다고(calling into, sending: 파송, 흩어지는 교회) 하였다.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교회론적 양극화이다. 복음주의자들의 교회의 모이는 구조를 강조하여 개인구원과 기복신앙의 성장제일주의로 기울어졌고, 반면에 에큐메니칼 노선을 따르는 일부 교회는 흩어지는 교회를 강조하기 사회구원과 인간화의 사회변혁에 기울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일부 제자훈련 강조하는 선교단체들은 모이는 교회와 흩어지는 교회는 무시하고 양육에만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모이고, 양육하고, 흩어지는 세 가지 기능을 통전하여야 온전하고 건강한 교회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최초의 마가 다락방 교회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중요한 것 베드로의 말씀선포를 통해 일어난 놀라운 신앙의 사건이다. 말씀 사건으로서의 교회는 종교개혁의 중심사상으로 이어졌다. 루터는 말씀을 소유하고 설교되고, 믿으며, 고백하고 또 말씀대로 사는 그곳에 거룩한 그리스도의 백성으로서 교회가 존재한다고 하였다. 칼빈 역시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경청되는 것(올바른 성례의 집행과 더불어)에 참된 교회의 가시적 표식이라고 하였다. 종교개혁자들은 카톨릭 교회가 건물도 크고 웅장하고 화려하고 회중도 적지 않고 교회의 조직도 체계적이었지만 교회의 가장 중요한 본질인 말씀의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참된 교회가 아니라고 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아무리 거대한 건물에 엄청난 무리가 모이고 다단계 세포조직이 견고하다 할지라도 거기에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신앙의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다면, 불신앙적인 관행이 횡행한다면 교회다운 교회라 지칭하기 어려울 것이다. 모이고 양육하고 흩어지는 신앙사건 통전적으로 이루어져야 교회다운 교회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교회가 모이고 양육하는 궁극적인 목적인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서 인 것이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교회의 성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의 확장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3. 셀 목회의 교회론적 약점
셀 목회는 평신도 중심의 ‘교회 안의 작은 교회’를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현대 교회론의 앞선 생각과 상응한다. 그러나 셀 목회의 약점도 없지 않다.
첫째로 셀 목회는 도시 교회 중심의 개 교회 성장을 목표로 한다. 셀 목회의 전략적 목표는 다단계적 세포 조직을 통해 거대한 몸집을 이룬 도시교회의 전도 역량을 극대화하여 교회성장에 이루자는 데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셀을 중심으로 한 불신자를 위한 전도 사역과 구령사업이 개 교회 성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셀 목회는 철저하게 개인구령에 근거한 양적구원의 교회의 선교에 치중한다.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려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의 질적 선교 차원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최근 한국 교회는 개교회의 성장의 둔화와 더불어 교회의 약극화가 더욱 심해진 통계가 제시되고 있다. 도시 교회와 농촌 교회의 사이의 양극화와 도시의 대형 자립교회와 소형 미자립 교회 사이의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셀 목회는 현대 도시교회가 겪고 있는 개교회성장의 부작용인 양극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둘째로 셀 목회는 웨슬레의 속회 조직이나 한국교회의 구역 조직을 미국식으로 변형시킨 것이다. 따라서 셀 목회가 현대목회의 모든 문제를 일시에 해결해주는 새로운 패러다임인 것처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존의 속회나 구역 조직을 활성화 하면 얼마든지 우리 실정에 맞는 셀 목회의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이름이라서 새로운 것이 아니며,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의 새로움이다. 전통적인 구역예배 역시 내용을 보완하면 훌륭한 셀 목회의 방식이 되는 것이므로 새로운 용어나 유행에 현혹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셋째로 셀 목회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무관심하다. 셀 목회 운동의 실제적인 선구자요 성공자인 조용기 목사는 2005년 시무예배에서 이제까지 개인구원만 강조하고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 한 것을 뉘우친다고 하였다. ‘2005년을 적극적인 사회 구원의 해’로 설정하고 “기존의 영혼 구원 중심의 사역에 더해 사회 구원과 자연 구원 사역을 확대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앞으로 사회 구조악에 적극 대응하여 구제와 봉사, 자연 보호 등 사회 구원에 보다 많은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셀 목회자들은 교회 성장에 대한 노력만큼 교회적 사회적인 책임을 지려는 노력이 엿보이지 않는다. 셀 목회의 모이고 양육하는 구조가 개인 구령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구원이나 생태구원을 향한 하나님의 선교의 과제가 무시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셀 목회가 한국교회의 위기극복에 대한 새롭고 실제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가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최근 한국 교회의 성장 둔화가 구체적 통계로 발표되었다. 기독교인의 감소 이유에 대한 통계에 의하면 교계의 비리와 세습 등 ‘대외 이미지 실추’(25.4%)와 보수 우익으로 기울어 ‘교회가 사회 변화를 인식하지 못함’(21.6%)과 ‘각 교단의 과장적 교세 보고’(11.35%) 등의 순으로 대답했다. 따라서 ‘개혁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15.3%)과 ‘교회 이미지 회복’(14.2%), ‘기독교 사회 복지, 사회 정의 실현의 관심’(12.1%)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따라서 셀 목회가 한국교회의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셀 목회 역시 개교회의 성장이 궁극적 목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하게 성장하여 사회적 지도력과 공신력과 영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새로운 목회가 요청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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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엘 교수 ‘성경이 하나님 말씀인 이유’정 건
07년 교회론 강의 /안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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