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사제직’ 회복… 디아코니아 운동으로
기독교회관에서 제1회 디아코니아 포럼 개최 [2006-12-19 07:28]
▲18일 오후 3시 기독교회관에서 디아코니아연구소는 제1회 디아코니아 포럼을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왼쪽부터) 류장현교수, 김주한교수, 사회를 맡은 이혁배 목사(오른쪽). ⓒ박종배 기자
“한국사회는 ‘사회복지국가’라는 제3의 사회적 패러다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에 발맞춰 한국교회 또한 ‘디아코니아’라는 사회적 실천을 강화, 디아코니아적 교회로의 전환을 요청받고 있다.”
한국디아코니아연구소(홍주민 소장)는 18일 오후 3시 기독교회관에서 ‘한국개신교와 만인사제직’이라는 주제로 제1회 디아코니아 포럼을 개최했다. 강사로는 김주한 교수(성공회대), 류장현 교수(한신대), 허우정 교수(실천신학대학원), 홍주민 교수(디아코니아연구소장)가 나서 각각 ‘루터신학의 공공성의 가치-만인사제론의 신학적 근거’ ‘평신도 운동의 신학적 고찰’ ‘칼빈의 4직분론과 만인사제론’ ‘디아코니아 운동과 만인 사제론’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제1회 디아코니아 포럼은 디아코니아라는 ‘섬김’의 관점에서 사회적 실천을 연구하고, 또한 교회 내 디아코니아 사역을 학문적으로 연구함으로 디아코니아 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날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홍주민 교수는 성서적, 종교개혁적 입장에서 개신교의 정체성인 만인사제직은 무엇이며 그것이 한국사회에 왜 필요한지 설명했다. 또 그는 독일의 디아코니아 운동을 소개하며 “디아코니아의 운동이 한국에서도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지금의 한국사회는 ‘사회복지국가’라는 제3의 사회적 패러다임을 향해 나아고 있다”며 “급변하는 한국사회의 흐름 속에서 한국교회는 적절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받으면서 ‘기독교 사회복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수용, 실천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만인사제론에 의거한 디아코니아 운동의 부흥과 신학적 고찰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주민 소장(디아코니아연구소) ⓒ박종배 기자
디아코니아 운동에 앞서 개신교의 ‘만인사제직’이라는 정체성 회복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난 해 벌인 인구주택 총 조사 결과 지난 10년간 가톨릭은 74.4%, 불교는 3.9%씩 신자 수가 증가한 반면 개신교는 1.6% 감소했다. 홍주민 목사(한신대)는 “이 결과에서 주목할 것은 개신교를 떠나 가톨릭으로 개종한 이들이 ‘정체성’에 대한 갈등이 전혀 없었다”며 “이는 한국의 개신교인들이 개신교적 특성이나 정체성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해 준다”고 지적했다.
한국 개신교는 점차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홍 교수는 “한국 개신교가 비판받는 여러 요인들 중 하나로 성직자 중심주의, 성직자 권위주의가 자주 등장한다”며 “오늘의 한국교회는 성직자를 신의 대리자로 여긴다든지, 경쟁을 하며 직분을 매매하는 배금주의에 빠져 있고, 개교회주의에 빠져 배타적인 교인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교수는 “가톨릭과 한국 개신교와 다른 점이 무엇이냐”며 “한국 개신교는 진정한 의미의 개신교적 정체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개신교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독일의 디아코니아학자 울리히 바흐는 “만인사제직이 실현되지 않으면 이미 개신교가 아니다”고 했다. 또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디아코니아를 위해 부름받았다”고 강변했다. 초기 그리스도교 때부터 있었던 만인사제직은 교회의 제도화 과정에서 직업적 성직자 직분과 성직주의가 생겨나면서 퇴색되어 갔다. 오늘날 개신교를 있게 한 종교개혁은 이러한 ‘만인사제직’을 회복시키고자 했던 운동이었다.
홍 교수 또한 “진정한 의미에서 만인사제직이 실현되지 않은 개신교는 개신교가 아니다”며 “교권적이고 위계질서적인 교회적 틀 안에서는 진정한 디아코니아가 발아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 그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앞에 동일한 신분으로 섬김(디아코니아)을 위해 부름받았다”며 “한국 개신교인들은 각자가 받은 은사들을 급변하는 한국사회 속에서 교회의 디아코니아적 책임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주한 교수는 만인사제직에 대해 “루터가 주장한 만인사제직은 단순히 교회 안에서 성직자와 성도들 사이의 관계성을 정리해 주는 차원을 넘어서 세상 창조질서의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하나님의 창조 질서 차원에서 만인사제직을 다룰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종배 기자  jbpark@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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