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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안명준
Subject   "종교·과학, 서로 잡아먹힐 것 같다는 공포를 극복하라"
"종교·과학, 서로 잡아먹힐 것 같다는 공포를 극복하라"
신학자 벨커·진화생물학자 최재천, 두 석학이 만났다
 
조선일보 | 이태훈 기자 | 입력 2012.04.06 03:24 | 수정 2012.04.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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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사 역할, 좋아서 하는 거 맞죠?(웃음) 최 교수가 세례를 받진 않았지만 부인과는 확실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고 계신 것 같네요."(미하엘 벨커 교수)

신학과 진화생물학의 석학이 만났다. 칼 바르트(1886~1968)와 위르겐 몰트만(86)의 직계 제자인 미하엘 벨커(65)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교수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선교훈련원(원장 이근복 목사) 초청으로 방한한 벨커 교수는 지난 2일 최 교수와 신론(神論)과 무신론, 창조와 진화, 죽음과 부활의 문제에 관해 대담을 나눴다. 두 석학은 "종교 근본주의와 과학 근본주의가 똑같이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고 "종교와 과학은 서로 잡아먹힐지 모른다는 신경증적 공포를 넘어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 [조선일보]신학자인 벨커 교수(오른쪽)와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는“종교든 과학이든 근본주의는 똑같이 위험하다. 둘은 서로 상대방에게 잡아먹힐지 모른다는 신경증적 공포를 넘어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종교 근본주의와 근본주의적 무신론

미하엘 벨커

(이하 벨커) "설익은 종교는 공격적 근본주의부터 테러리즘까지 다양한 폭압적 형태를 띤다. 때로는 진지한 사고를 포기하고 엔터테인먼트로 전락한다. 지금은 사고방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종교와 비종교 또 종교 간의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 서구는 계몽된(enlightened) 신앙적 자세에 바탕을 둔 오랜 대화의 전통이 있다."

최재천

(이하 최) "한국에선 종교와 과학의 대화가 미약하다. 내가 진화생물학자라고 하면 일부 종교인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적대적이 되거나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거나. '어쩌다 그런 악마의 학문을…' 하는 뜻이겠지.(웃음) 항상 날 위해 기도하는 아내에겐 미안하지만 우리는 서로 충분히 사랑한다. 또 크리스천이 되기 전에 내 시간이 다한다고 해서 내 삶이 의미 없다고 말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

벨커

"과학적 근본주의 역시 '신 없는 창조를 믿지 않으면 악마'라고 몰아붙이긴 마찬가지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와 달리 '만들어진 신'에 와서는 신학을 지나치게 평면적으로 공박한다. '위험한 종교'에 맞서 싸우는 '무신론 과학 전사' 같은 느낌이랄까. 신학은 그렇게 얕은 학문이 아니다."



"도킨스는 위대한 학자이지만 종교를 '유사과학'처럼 취급한다면 무리가 있다. 그러면 대화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창조론과 진화론, 만날 수 있을까
벨커

"창조론과 진화론을 완벽하게 대립하는 두 입장으로 보는 건 지나친 왜곡이다. 신은 거대한 '꼭두각시 놀음의 조종자'가 아니다. 성서의 창조 기사에는 풍부한 진화론적 요소가 담겨 있다. 하나님은 땅에 생명을 내게 하고, 별들에 낮과 밤을 나누게 하며, 그 모든 과정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지휘한다."



"당신의 책 '창세기 다시 읽기(Rereading Genesis)'를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고대 근동의 세계관을 근거로 창조 기사가 신과 인간의 서로 다른 두 가지 시간체계로 서술됐다는 설명은 놀라웠다."

벨커

"성서를 더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역사학·천문학 등 학제 간 연구가 이를 더 풍성하게 한다. 나는 창조 7일 가운데 셋째 날 이전은 '신의 시간', 그 이후는 '하늘 아래의 시간'으로 본다. 세계의 구조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갖고 있던 고대인들의 시스템이다. 고대인들은 다 '아, 신의 시간은 우리 것보다 엄청 길겠구나'하고 알아들었다는 말이다."

◇신학과 과학이 본 죽음과 부활



"종교와 과학은 생명과 삶의 문제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두 태도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요하면 왜곡이 일어난다. 생물학자로서 볼 때 죽음과 삶 사이의 구분선은 그렇게 선명하지 않다. 생명체는 일시적으로 죽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생명의 정수인 DNA를 통해 제2, 제3의 생명으로 항상 재창조된다."

벨커

"존 폴킹혼이 말했다. '나는 침팬지보다 모차르트와 조금 더 많은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사실이 참 기쁘다'고.(웃음) 성서에서 예수의 부활은 국제정치적·법적·종교적 혼돈에서 출발한다. 성서는 '그리스도는 그의 온전한 삶 전체로 부활했다'는 취지로 기록한다. 단순한 육(肉)의 부활이 아니다. 이 얼마나 강력한 사건인가!"

벨커 교수는 대담 말미에 "내 아내는 제인 오스틴을 가장 좋아한다. 그런데도 난 40년간 안 읽고 버티다 지난 휴가 때 처음 읽었다. 참 좋더라"며 "함께 진리를 찾고 있는 동반자라는 상호 존중이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는 배우자, 가족, 친구 또 타인을 위해 우리에게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하면서 성장합니다. 호전적인 자기 보존 본능을 넘어서는 사랑과 관용, 용서의 힘입니다."




ㆍ"강남 룸살롱 황제, 낮에는 도서관에 가서…"


ㆍ박근혜 "소는 누가 키우겠는가" 유행어 언급하며…


ㆍ중국, 장갑차도 뚫는 특수탄 1만여발 실은 화물차 적발


ㆍ1달러 주고 산 작품, 알고 보니 200만 달러짜리 스케치


ㆍ국회의원 한명이 1년간 쓰는 나랏돈이 6억원… 누굴 뽑으시겠습니까?


ㆍ술 취한 32세 뉴질랜드 여성, 연하남과 집에 와 잤는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결혼할 때 했던 약속을 지키려 매주 교회에 출석합니다. 직접 차를 몰아 아내를 데려다 주는 훌륭한 운전사죠. 하지만 아직 크리스천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최재천 교수)

"운전사 역할, 좋아서 하는 거 맞죠?(웃음) 최 교수가 세례를 받진 않았지만 부인과는 확실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고 계신 것 같네요."(미하엘 벨커 교수)

신학과 진화생물학의 석학이 만났다. 칼 바르트(1886~1968)와 위르겐 몰트만(86)의 직계 제자인 미하엘 벨커(65)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교수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선교훈련원(원장 이근복 목사) 초청으로 방한한 벨커 교수는 지난 2일 최 교수와 신론(神論)과 무신론, 창조와 진화, 죽음과 부활의 문제에 관해 대담을 나눴다. 두 석학은 "종교 근본주의와 과학 근본주의가 똑같이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고 "종교와 과학은 서로 잡아먹힐지 모른다는 신경증적 공포를 넘어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 [조선일보]신학자인 벨커 교수(오른쪽)와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는“종교든 과학이든 근본주의는 똑같이 위험하다. 둘은 서로 상대방에게 잡아먹힐지 모른다는 신경증적 공포를 넘어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종교 근본주의와 근본주의적 무신론

미하엘 벨커

(이하 벨커) "설익은 종교는 공격적 근본주의부터 테러리즘까지 다양한 폭압적 형태를 띤다. 때로는 진지한 사고를 포기하고 엔터테인먼트로 전락한다. 지금은 사고방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종교와 비종교 또 종교 간의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 서구는 계몽된(enlightened) 신앙적 자세에 바탕을 둔 오랜 대화의 전통이 있다."

최재천

(이하 최) "한국에선 종교와 과학의 대화가 미약하다. 내가 진화생물학자라고 하면 일부 종교인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적대적이 되거나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거나. '어쩌다 그런 악마의 학문을…' 하는 뜻이겠지.(웃음) 항상 날 위해 기도하는 아내에겐 미안하지만 우리는 서로 충분히 사랑한다. 또 크리스천이 되기 전에 내 시간이 다한다고 해서 내 삶이 의미 없다고 말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

벨커

"과학적 근본주의 역시 '신 없는 창조를 믿지 않으면 악마'라고 몰아붙이긴 마찬가지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와 달리 '만들어진 신'에 와서는 신학을 지나치게 평면적으로 공박한다. '위험한 종교'에 맞서 싸우는 '무신론 과학 전사' 같은 느낌이랄까. 신학은 그렇게 얕은 학문이 아니다."



"도킨스는 위대한 학자이지만 종교를 '유사과학'처럼 취급한다면 무리가 있다. 그러면 대화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창조론과 진화론, 만날 수 있을까
벨커

"창조론과 진화론을 완벽하게 대립하는 두 입장으로 보는 건 지나친 왜곡이다. 신은 거대한 '꼭두각시 놀음의 조종자'가 아니다. 성서의 창조 기사에는 풍부한 진화론적 요소가 담겨 있다. 하나님은 땅에 생명을 내게 하고, 별들에 낮과 밤을 나누게 하며, 그 모든 과정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지휘한다."



"당신의 책 '창세기 다시 읽기(Rereading Genesis)'를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고대 근동의 세계관을 근거로 창조 기사가 신과 인간의 서로 다른 두 가지 시간체계로 서술됐다는 설명은 놀라웠다."

벨커

"성서를 더 진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역사학·천문학 등 학제 간 연구가 이를 더 풍성하게 한다. 나는 창조 7일 가운데 셋째 날 이전은 '신의 시간', 그 이후는 '하늘 아래의 시간'으로 본다. 세계의 구조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갖고 있던 고대인들의 시스템이다. 고대인들은 다 '아, 신의 시간은 우리 것보다 엄청 길겠구나'하고 알아들었다는 말이다."

◇신학과 과학이 본 죽음과 부활



"종교와 과학은 생명과 삶의 문제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두 태도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요하면 왜곡이 일어난다. 생물학자로서 볼 때 죽음과 삶 사이의 구분선은 그렇게 선명하지 않다. 생명체는 일시적으로 죽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생명의 정수인 DNA를 통해 제2, 제3의 생명으로 항상 재창조된다."

벨커

"존 폴킹혼이 말했다. '나는 침팬지보다 모차르트와 조금 더 많은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사실이 참 기쁘다'고.(웃음) 성서에서 예수의 부활은 국제정치적·법적·종교적 혼돈에서 출발한다. 성서는 '그리스도는 그의 온전한 삶 전체로 부활했다'는 취지로 기록한다. 단순한 육(肉)의 부활이 아니다. 이 얼마나 강력한 사건인가!"

벨커 교수는 대담 말미에 "내 아내는 제인 오스틴을 가장 좋아한다. 그런데도 난 40년간 안 읽고 버티다 지난 휴가 때 처음 읽었다. 참 좋더라"며 "함께 진리를 찾고 있는 동반자라는 상호 존중이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는 배우자, 가족, 친구 또 타인을 위해 우리에게 소중한 무언가를 포기하면서 성장합니다. 호전적인 자기 보존 본능을 넘어서는 사랑과 관용, 용서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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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4.07 -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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