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봉사 등 프로그램으로 미국 기독교 성장 모델 “윌로크릭 교회 이젠 바뀌어야” 고백
국민일보|기사입력 2007-12-3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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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소그룹과 현대적 예배, 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미국 교회 성장의 모델이 되어온 윌로크릭교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직면했다. 윌로크릭교회 전현직 핵심 사역자들은 지난 3년간의 조사를 거쳐 최근 '폭로:우리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책에서 사역자들은 "교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제자가 되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며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할 때"라고 결론내렸다.
보고서 발간 이후 윌로크릭교회 빌 하이벨스 목사는 "충격적"이라며 "실수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영적 성장은 훌륭한 교회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게 아니고 기도, 성경 읽기, 교제라는 원리에서 비롯된다"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기본적 훈련은 그다지 많은 돈과 시설을 요하지 않는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윌로크릭교회의 사례는 한국 교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의 상당수 교회들이 윌로크릭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신대에서 예배설교학을 가르치는 주승중 교수는 "윌로크릭교회나 새들백교회의 경우 18·19세기 미국 부흥집회 때 했던 구도자 집회를 그대로 계승했다"며 "한국 교회도 1990년대 초엔 그 프로그램들을 도입해 한때 열린예배가 유행한 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프로그램이 아닌 기본에 충실함으로써 성장하고 있는 국내 교회도 있다. 원주의 세인교회는 개척 10년 만인 현재 주일 출석 인원만 500여명에 이른다.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서 개척을 통해 이만큼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황규엽(47) 담임목사는 "목회를 10년 정도 해보니 기도와 전도밖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황 목사는 "성도들을 잘 가르쳐서 말씀을 지키게 하는 것, 그게 바로 교회의 본질"이라며 "본질에 충실한 교회는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 용인 죽전 지역에서 10여년간 개척 사역을 한 또 다른 목회자의 답변도 비슷했다. 그는 "대형교회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교계에 유행하고 있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얻은 결론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 그는 "이것저것 좇아가다 보니 오히려 교인들에게 혼란만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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