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7-03-30 16:07]
“한국 교회에는 영적 역동성이 있는 반면 유럽에는 전통적 신앙과 성찰의 은사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각각 다른 은사들을 서로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국제신학포럼 참석차 지난 24일 내한한 세계 석학 크리스토퍼 슈뵈벨 교수. 최근 유럽 기독교 동향에 대해 묻자 “성령의 활동이 유럽에서 아시아권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유럽 교회가 쇠퇴한 것처럼 비치나 이는 쇠퇴가 아니라 변화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에는 한국 교회와 같은 부흥에 대한 열정은 없지만 나는 왜 기독교인이어야 하는지 진지하게 묻고 크리스천임을 고백하는 경우는 늘고 있다”며 “유럽에 주신 이 같은 은사를 한국 교회와 공유하고 소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슈뵈벨 교수는 현재 독일 튀빙겐대 조직신학 교수 및 해석학 연구소 소장, 독일 개신교회 대표로 사역하면서 유럽 개신교 회의와 세계적인 포럼·학회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과천소망교회가 세계 신학자와 한국 신학자들의 만남을 통해 한국 교회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자 마련한 ‘동서미래신학포럼’에서 문화적 다양성 내에서 기독교의 정체성 등을 다룰 예정이다. 행사는 내달 5일까지 연세대 숭실대 총신대 등 각 교단 산하의 대표적인 신학교, 기독교 대학, 주요 교회에서 열린다.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이해 한국 교회가 벌이고 있는 연합·일치운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슈뵈벨 교수는 “한국 교회가 다양한 스펙트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음에 근거해 전파 사역에 집중할 때 연합과 일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교회 연합을 해치는 교회와 교단간의 배타적 성향에 대해서 그는 “참된 교회 여부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신다. 그래도 어떤 곳을 배척하고자 한다면 ‘나는 그 교회의 일원으로 속하고 싶지 않다’는 소극적 배척만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슈뵈벨 교수는 “한국의 다양한 교단과 교회들이 상호 공존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라면서 “이를 확장, 발전시킬 때 교회 연합과 일치는 머지않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인 조직신학 관점에서 교회를 정의하면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 선포뿐 아니라 사회적 상황에 따라 복음을 해석하고 실천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책임까지 감당해야 하고 그것이 바로 교회의 정체성”이라면서 “대사회적 실천 운동에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