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06-11-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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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가톨릭 신자수가 증가한 원인을 분석하는 포럼이 개신교계 목회사회학연구소와 신학 연구모임 ‘일상과 초월’ 공동 주최로 30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성장’이란 주제로 열렸다.
이번 포럼은 통계청이 지난해 실시한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 지난 10년간 신자수가 가톨릭이 74.4%, 불교가 3.9%씩 증가한 데 반해 개신교는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포럼에서 인천가톨릭대 명예교수인 오경환 신부는 ‘가톨릭 신자의 괄목할 만한 성장과 그 요인’에 대해, 개신교 종교사회학자인 박영신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한국개신교의 성장과 반전’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오경환 신부는 가톨릭 신자가 증가한 배경으로 ▲민주화와 인권증진 과정에서 가톨릭의 긍정적 역할 ▲사회봉사와 사회복지 분야에서의 헌신 ▲조상 제사와 장례 예식에 대한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자세 등을 꼽았다.
박영신 교수는 개신교가 침체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는 원인으로 종교로서의 성스러움을 잃어버리고 물질주의와 경제지상주의와 궤를 같이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 포럼에서는 특히 최근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신자 15명을 심층 인터뷰한 개신교신학자들의 발표도 있었다. 사회학자들과 일선 목회자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인터뷰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이유는 외형적·세속적이고, 피곤하고, 배타적이고, 흑백논리가 지배하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 세례를 받은 모태 신앙이지만, 30대에 개종했다는 한 여성은 개인별 헌금액수 그래프를 그려놓고 헌금을 강요하는 모습에 질렸다고 답했다. 또 “교회는 매우 친절하게 맞아주지만, 한 주 결석이라도 하면 무서운 눈초리로 보며 죄인인 양 대한다” “목사님 말씀에 ‘할렐루야’ ‘아멘’ 하지 않으면 ‘왜 안 하느냐’고 다그친다” “교회가 시댁 같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에 반해 개종자들이 천주교의 장점으로 든 것은 ‘성스러움’이었다. 특히 성당에선 신자들의 개인 헌금액을 두고 경쟁을 시키거나 압박하지 않고, 성당의 수입·지출에 대해선 모두 공개하며, 신부와 수녀들이 주택을 소유하거나 재산을 모으지 않는 점을 호감을 갖게 되는 이유로 꼽았다. 또 천주교는 포용력이 있고 사람을 자기 종교로 끌어들이려는 부담을 별로 주지 않는다는 응답도 있었다.
〈김석종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