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기사입력 2007-11-05 18:37 |최종수정2007-11-05 18:47
‘위기인가, 희망인가.’
한국교회 위기론이 그 어느 때보다 강도높게 제기되고 있다. 기독교인 수의 양적 침체에 이어 사회적 신뢰 수준까지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세계 기독교는 그 종교적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눈길을 끈다.
◇위기의 기독교=기독교 포털사이트 갓피플 닷컴(www.godpeople.com)이 ‘세상속의 그리스도인, 당신의 모습은?’을 주제로 지난 9월19일부터 한달동안 기독교인 5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독교인의 최대 복병은 ‘위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성도와 교회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급선무’는 무엇일까. 응답자 10명 중 6명은 ‘기도와 말씀 생활을 통한 거룩함의 회복’(59.4%)을 꼽았다. 2명 중 1명 이상은 기독교인으로서 행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도리조차 제대로 준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고백이다.
이와 별도로 응답자들이 비기독교인들로부터 받는 비난 중 가장 많은 얘기는 ‘적당히 하지, 너무 교회에 매여 사는 거 아니냐’(63.2%)였다.
다시 말해 기독교인 상당수는 자신의 온전치 못한 신앙생활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직장 등 바깥에서는 교인이라고 비아냥을 당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비기독교인, 특히 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반(反)기독교 단체의 비판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고상균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 연구원은 “설문 결과를 볼 때 기독교인들의 자기 정체성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자기 위선을 위선으로 생각하지 않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분위기를 일신하는 기독교계의 새 바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희망의 기독교=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자 기사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기독교를 포함한 종교적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점점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4대 종교(기독교·이슬람교·불교·힌두교) 신도 수가 세계 인구의 약 73%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기독교인은 2000년 약 20억명에 이어 2025년 27억명, 2050년에는 3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세계 기독교 데이터베이스는 내다보고 있다.
최근 잇달아 출판되는 각종 종교 비판서적과 반기독교 단체들은 역설적으로 종교의 위력을 말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에도 비슷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서정호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국장은 “종교적으로 혼미한 상황일수록 신앙의 본질을 되새기고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교회와 성도들의 회개와 갱신을 강조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