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 입력 2010.04.12 17:36
일제 강점기에 한국의 독립을 도와 '민족대표 34인'으로 불리는 스코필드 박사에 대한 추모예배가 12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추모예배는 그동안 스코필드 동우회 중심으로 모이던 행사를 범기독교 차원으로 확대, 선교사로서 스코필드 박사의 면면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예배는 김운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총무의 사회, 김삼환 한기총 공동회장의 설교,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의 축도로 이어졌다. 김삼환 목사는 고린도후서 12장 14∼15절을 본문으로 '나의 구하는 것'이란 설교를 전했다.
1889년 영국에서 태어난 스코필드는 캐나다 장로교 의료선교사로 파송받아 1916년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세균학 교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팔과 다리가 부자연스러웠지만 그의 불편함이 선교 열정을 식히진 못했다. 시간만 있으면 배움에 열중해 2년 만에 한국말 강의를 서툴지 않게 해냈다.
그는 성육신(成肉身) 정신을 실천한 선교사였다. 석호필(石虎弼)이란 한국식 이름을 사용하며 한국인으로 살았다. 석호필은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모든 한국인의 열망처럼 그 역시 일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것이라 생각했다.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그러면서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된 유관순을 돌봤고 제암리 학살 사건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석호필은 일제의 미움을 받아 1920년, 추방 선교사가 됐다. 선교지(地) 한국을 떠났지만 그의 마음은 한국에 남았다. 58년 영구 귀국한 그는 '한국에 묻히리라' 결심하고 서울대와 연세대 등에서 강의하며 자비량 선교사로 활동했다.
사비를 털어 고아원 2개를 운영하며 장학금을 지원했고 유학 희망자를 돕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 60년 문화훈장을 수여했고 68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70년 4월 16일 스코필드 박사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추모예배에서 평택대 김문기 교수는 스코필드 박사를 교회사 관점으로 조명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공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와 신학계의 관심은 미흡하다"며 "선교사와 교육자로서의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예배 후 가진 기념행사에서 캐나다 스코필드 박사 추모재단 최진학 부이사장은 최근 토론토 스코필드공원에 세워진 스코필드의 동상 완공 소식을 전했다. 추모 기념사는 정운찬 국무총리과 전병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표회장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