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7-01-15 22:35]
미국 복음주의 교회를 다룬 다큐멘터리 ‘하나님의 친구들(Friends of God)’이 오는 25일 미 전역에서 HBO 채널을 통해 방영된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하나님의 친구들’은 알렉산드라 펠로시 다큐멘터리 감독이 미 13개 주와 수도 워싱턴DC를 여행하면서 차를 탄 채 예배 드리는 교회,크리스천 레슬링연맹,기독교 만화,가수,성경 골프코스 등 미국 기독교 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비디오 카메라에 담은 내용들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특히 펠로시 감독이 인터뷰한 교회 지도자 중에는 TV설교가이자 보수정치운동가인 제리 팰웰 목사,베스트셀러 ‘긍정의 힘’의 저자 조엘 오스틴 목사,지난해 동성애와 마약복용 혐의로 미국복음주의협회 장직에서 물러난 테드 해거드 목사도 포함돼 있다.
펠로시 감독은 “다큐멘터리 편집을 모두 마친 뒤 해거드 목사 스캔들이 불거져나와 당황스러웠다”며 “해거드 목사가 등장하는 부분 중 일부를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해거드 목사가 자신의 설교시간에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성생활에 가장 만족하는 사람들”이라면서 한 교인을 지적해 “부인과 얼마나 자주 성관계를 갖느냐”고 질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펠로시 감독은 “해거드 목사에게는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었다”면서 “그는 공식석상에서 동성애를 반대했지만 동성애자를 비난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에선 현재 기독교와 세상 사이에 문화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한 펠로시 감독은 “만약 그 전쟁에서 내가 패리스 힐튼(자유분방한 쪽)이나 예수 중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한다면 예수를 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복음주의 교회는 이 다큐멘터리가 기독교를 어떻게 묘사했는지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거드 목사의 뒤를 이어 미복음주의협회장직을 맡은 레이드 앤더슨 목사는 “미국 교회는 문화나 정치,인종 등에서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