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 필수 물, 빅뱅 직후 1~2억년 내 형성"
입력2025.03.04. 오후 5:46 기사원문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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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연구진 "수십억년 전 행성에 물 존재 가능성"
지구에 풍부한 물(H2O)은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물질로 지구 밖에서 생명체의 흔적이나 거주 가능성을 탐색할 때 쓰이는 기준이기도 하다. NASA 제공
지구에 풍부한 물(H2O)은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물질로 지구 밖에서 생명체의 흔적이나 거주 가능성을 탐색할 때 쓰이는 기준이기도 하다. NASA 제공
수소(H) 원자 2개와 산소(O) 원자 1개가 결합한 분자인 물(H2O)은 생명 활동에 필수적이다. 지구 밖에서 생명체의 흔적이나 거주 가능성을 탐색할 때 쓰이는 기준이기도 하다. 빅뱅 직후 1~2억년 내의 초기 우주에서도 물이 생겨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수십억년 전 행성에도 물이 존재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니엘 왈렌 영국 포츠머스대 우주론 및 중력연구소 교수팀은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이 수명을 다해 폭발하는 초신성을 시뮬레이션하고 초기 우주에서 물이 생성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연구결과는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공개됐다.
물의 구성요소인 수소와 산소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형성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질량이 매우 가벼운 수소, 헬륨(He), 리튬(Li) 같은 원소는 빅뱅에서 만들어졌고 수소보다 질량이 16배 큰 산소처럼 무거운 원소는 별 내부의 핵융합 반응이나 초신성 폭발로 생겼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주에서 물이 정확히 언제 등장했는지 예상하는 것은 어렵다.
연구팀은 태양 질량보다 각각 13배, 200배 큰 별의 초신성 폭발 모델을 활용해 폭발 산물을 분석했다. 두 초신성 시뮬레이션에서 각각 태양 질량의 5.5%, 55배의 산소가 생성됐다. 태양은 지구보다 약 33만 배 무겁다. 연구팀은 초신성 폭발 후 기체 상태의 산소가 냉각되고 초신성이 남긴 주변 수소와 섞이면서 물이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 번째 시뮬레이션에서는 초신성 발생 후 약 3000만~9000만년 사이에 물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약 1억분의 1에서 100만분의 1만큼 생겼다. 더 큰 초신성이 폭발한 두 번째 시뮬레이션에서는 초신성 폭발로부터 약 300만년 후 물이 태양 질량의 1000분의 1만큼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우주 초기의 원시 초신성 잔해에서도 물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물이 초기 은하의 핵심 구성 요소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십억년 전에도 행성이 만들어질 때 물이 포함될 수 있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50-025-02479-w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