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입력 2010-08-30 16:12
[미션라이프]세계적인 신학자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미국 칼빈신학교 총장이 최근 한영훈 한영신학대학교 총장 초청으로 내한, 24∼26일 서울 개봉동 한영신대에서 세미나를 인도했다. ‘개혁주의 신학의 관점에서 본 창조, 타락, 구속’이라는 주제로 강연해 신학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플랜팅가 총장은 칼빈대와 예일대 신학부, 프린스턴신학교 등에서 공부하고 칼빈신학교 조직신학 교수, 칼빈대 총장 등으로 활동했다. 저서로 ‘기독 지성의 책임’ ‘진정한 예배를 향한 열망’ 등이 있다. 그는 26일 한영신대에서 한 총장과의 대담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피력하고 향후 한국교회의 신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 총장=플랜팅가 가계는 세계적 석학 가정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비결이 무엇인가.
△플랜팅가 총장=첫째는 하나님의 은혜이고, 둘째는 훌륭한 부모님의 신앙교육의 열매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미국 듀크대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평생 대학교수로 봉직하셨다. 온 가정에 책을 읽고 격의 없이 얘기를 나누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어머니는 경건한 신앙인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깊이 각인돼 있다. 어머니의 경건신앙과 말씀 중심의 삶, 기도는 나에게 훈련의 기회를 제공했다. 따라서 우리 가정은 언제나 교회생활(신앙생활)이 우선이었다. 이것이 기쁨이자 즐거움이었다. 하나님은 그의 나라 확장을 위해 우리 형제들을 쓰셨다. 형님은 세계 철학계에서 유명한 노트르담대 교수 앨빈 플랜팅가(현존하는 미국 분석철학자 가운데 최고 학자 중 한 명으로 기독교 철학계의 대부로 불림)이다. 또 다른 형제는 현재 예일대 교수인 레온 플랜팅가이다.
△한 총장=지난해 장 칼뱅 탄생 500주년을 기념해 본교에서 강연하고 한국교회들을 방문하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는데.
△플랜팅가 총장=한국 방문은 나에게 늘 좋은 추억을 되는 것 같다. 특히 지난해 여의도순복음교회 주일예배에서 설교하면서 세계 최대교회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깊은 비전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 크리스천 형제자매들의 넘치는 사랑과 친절에 감사드린다.
△한 총장=한국교회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압축성장으로 일궈냈다. 성장 동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플랜팅가 총장=미국에서 한국교회에 대한 (기적)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한국에 와 보니 한국교회 예배가 매우 생동감이 있었다. 열정도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뜨거워 놀랐다. 하나님이 왜 한국교회를 들어 쓰시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한 총장=한국교회는 미국교회의 신학적 영향도 많이 받았는데.
△플랜팅가 총장=아무래도 서양 선교사들이 선교를 시작한 곳이고, 그런 이유로 각별한 관계가 이뤄진 것이 아니겠는가. 특히 서양 선교사들을 통해, 많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미국 유학을 통해 학문적 수련을 했기 때문에 신학적 연관성도 깊어진 것 같다. 나 또한 한국인 제자들을 두고 있다.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여러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한 총장=개혁주의 하면 칼뱅을 떠올리는데, 개혁주의 신학 모두가 칼뱅신학으로 대변된다고 보는가.
△플랜팅가 총장=개혁주의 신학은 성경이해에 있어서 하나의 큰 흐림이다. 칼뱅은 대표적인 개혁주의 신학자이자 목회자이다. 수많은 학자들이 개혁신학을 계승해왔다. 청교도들을 비롯해 수많은 크리스천들이 이 신학을 사랑하고 발전시켜왔다.
△한 총장=개혁주의 신학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플랜팅가 총장=개혁주의 신학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테마는 성경을 일관성 있게 보고 해석하는 것이다.
△한 총장=한영신대에서의 세 차례 세미나 주제를 창조, 타락, 구속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플랜팅가 총장=성경은 창조에서 종말까지 구속사적 관점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는 신학의 모체이기 때문이다.
△한 총장=이번에 한영신대 개혁신학연구소 명예소장을 수락해줘 감사드린다.
△플랜팅가 총장=한영신대 교수와 직원, 학생들이 매우 화목한 걸 보고 감동을 받았다. 세미나를 인도하는 동안 경청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특히 질문시간에 나 자신도 깜짝 놀랄 만큼 핵심적인 문제를 제기해 보람도 느꼈다. 명예소장 직을 맡게 된 것은 개혁신학자로서 평소 연구한 논문과 지식을 나누는 걸 당연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개혁신학연구소를 통해 앞으로 쓰게 될 논문이나 서적들이 한국에 소개되기를 바란다.
△한 총장=기독교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플랜팅가 총장=신학과 신앙의 조화이다. 한국교회는 초대교회 정신으로 되돌아가 성경 중심의 부흥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이 한국에 허락하신 성장에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진행·정리=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