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기사입력 2007-12-02 18:17
“행복을 추구하는 신앙은 결국 십자가를 실종시킨 불완전한 복음을 양산했습니다. 예수께서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하셨고, 바울도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도 당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기에 우리는 참된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 드러나도록 해야 합니다.”
복음주의 교회와 단체들의 세계 선교운동을 이끌고 있는 로잔세계복음주의운동 더그 버드셀(54) 총재가 지난 주말 방한했다. 그는 1974년 개신교 복음주의 운동에 한 획을 그은 로잔대회, 필리핀 마닐라대회에 이어 세번째로 열리는 ‘케이프타운 2010’ 대회의 홍보와 한국교회와의 협력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2010년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리는 세번째 대회는 200개국, 4000명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모여 21세기 복음주의가 직면한 문제를 논의하고 이에 따른 비전을 제시한다. 버드셀 총재는 이러한 전지구적 논의에 한국교회의 협력이 긴요함을 강조했다.
2010년 대회에는 7가지 이슈가 다뤄진다. 전지구적 교회에 대한 새로운 개념 규정을 비롯, 세계 교회가 처한 현실을 논한다. 교회간 연합의 부족, 순수성 결여, 현대문화와의 타협, 성결성의 희석화 등은 주요 현안이다. 다원주의의 영향으로 흔들리고 있는 그리스도의 유일성 문제도 다뤄진다. 이와 함께 21세기에도 여전히 인간 존재를 위협하는 에이즈 쓰나미 테러리즘 가난 등 고통의 문제에 대해 복음이 제시하는 바를 천명할 계획이다.
이슬람의 발흥도 커다란 도전이다. 전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이슬람의 영향에 교회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또한 선교의 남은 과제인 최전방개척 사역에 대한 논의도 펼치게 된다.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거대 미디어의 영향으로 촉발되는 부정적 영향을 다룰 방법을 모색한다. 버드셀 총재는 “이러한 문제에 한국 교회의 영향력과 도움이 절실하다”며 “2010년 대회 주강사도 한국교회에서 나와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여름 발생한 아프간 피랍 사태에 대해서는 “성숙한 선교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며 “그것이 한국 선교의 본 모습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히려 짧은 선교 역사를 가진 한국 선교에 대해 지나친 비판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픈 만큼 더 성숙한 선교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따끔한 충고도 했다.“내 교회, 내 단체의 색깔을 선교 현장에 이식하려고 해선 안됩니다. 오히려 현지 상황에 맞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복음의 상황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5대째 목회자의 가정을 이루고 있는 버드셀 총재는 미국장로교(PCA)의 파송을 받아 일본에서 20년간 선교생활을 했고, 99년부터 로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오다 3년 전인 2004년 10월 총재가 됐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