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기사입력 2004-05-31 17:18 |최종수정2004-05-3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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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는 위기인가. 최근 한국 교회의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회장 안명준 교수)는 지난달 29일 평택대학교에서 ‘한국 교회의 문제점과 극복 방안’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서 참가 신학자들은 현재 한국 교회가 심각한 위기 상황임을 강조하며 총체적인 힘을 모아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광호(달구벌기독학술연구회) 교수는 ‘종교적 윤리화로 인한 한국 교회의 위기’란 제목의 논문에서 한국 교회 문제의 본질적 원인이 인본주의를 배경으로 하는 종교적 윤리화에 있다면서 종교적 윤리화는 인본주의적 신앙사상을 가져오며 결과적으로 한국 교회가 함몰되어 있는 공리적 성공지상주의로 빠져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교회가 올바른 진리의 선포자보다 윤리화된 기독교 지도자를 원하는 교회로 변모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기독교는 결코 일반적인 견지에서 보아 윤리적인 종교가 아니며 성경은 인간의 윤리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를 강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진정한 기독교 윤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성도의 삶”이라면서 “성도들이 성심껏 헌금하고 열심히 기도하는 것을 신앙이라고 생각하더라도 하나님 말씀이 뒷받침돼 있지 않다면 그것은 윤리화에 따른 종교적 자기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신문철(한세대) 교수는 ‘경건주의와 한국 교회 개혁 이야기’라는 논문에서 현재 당면한 한국 교회의 위기는 17세기 경건주의 운동가였던 필립 야곱 스페너가 지적한 당시의 교회 위기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너가 경건주의 운동을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은 교회의 정체성 상실과 숫적인 감소였다면서 지금의 한국 교회도 정체성 문제와 감소 현상에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지적되고 있는 한국 교회의 타락이나 부패는 살아있는 믿음 즉, 진정한 영성의 결핍에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하나님 말씀의 회복 △만인 제사장직의 회복 △지도자를 키워내는 신학교육의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구(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 교회의 문제점으로 △성경에 충실하지 않는 점 △고착화된 영육 이원론과 이에 따른 성속 이원론 △개교회주의와 외적 성장 중심주의 △물질과 부에 대한 바르지 못한 견해 △사회 전반과 문화 일반에 대한 기독교 세계관적 대처 부족 △ 하나님 나라 사상의 부재 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특히 한국 교회 문제점의 근원에는 성령께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자세에 있다면서 성령의 인도함에 따라 나가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형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