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英성공회 수장 "동성애도 결혼과 마찬가지"
이      름: 안명준
작성일자: 2008.08.08 - 09:14
英성공회 수장 "동성애도 결혼과 마찬가지"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8.07 11:53 | 최종수정 2008.08.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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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영국 성공회의 수장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가 동성간 성관계를 남녀의 결혼에 비유한 편지가 공개됐다.

7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 편지는 윌리엄스가 웨일스 대주교로 봉직하던 2001년 전후 복음주의 기독교인인 정신과의사 드보라 피트와 주고 받은 것들이다.

하느님은 동성애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피트의 편지에 윌리엄스 대주교는 성경은 우연히 동성애자로 태어난 사람들의 신실한 관계까지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동성애를 비난하는 성경 문구는 태생적으로 동성애자인 사람들이 아니라 성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양성애자들을 가리킨다는 것.

그는 "같은 성별의 두 사람간의 활동적 성관계도 절대적인 헌신이 약속된다면 신의 사랑을 반영할 수 있으며 어떤 의미로는 결혼에 비유할 수 있다"며 이는 20년간의 연구와 기도 끝에 내린 최종 결론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교회는 지금껏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행위나 피임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바꿔왔다. 따라서 (동성애) 또한 그런 문제 중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에 반대했던 1980년대 당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학생들이 성경은 동성애보다는 난혼(亂婚)을 금지한다고 생각하는 데 충격을 받은 이래 이 문제를 고민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1978년 성직을 수여받았으며 2년 뒤부터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강사로 활동했었다.
윌리엄스 대주교는 개인적으로 자유주의적 태도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 같은 견해를 밝힌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한편 같은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러한 편지가 공개됨에 따라 동성애 및 여성 주교 임명 문제를 사이에 둔 영국 성공회의 분열 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공회 보수파 지도자인 크리스 서그던은 이 편지는 윌리엄스 대주교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성공회의 분열을 막기위한 싸움에서 그의 입장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보수성향의 복음주의 단체 '개혁(Reform)'의 로드 토머스 의장은 "만약 그가 개인적 의견과 달리 공식적으로는 교회의 가르침을 지지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에 사견이 개입되지 않았나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