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교황 “타종파 교회아님” 발언 신학자 잇단 반론
이      름: 안명준
작성일자: 2007.07.16 - 23:07
교회는 신앙고백 공동체”… 교황 “타종파 교회아님” 발언 신학자 잇단 반론
 
국민일보 | 기사입력 2007-07-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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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지난 11일 “가톨릭 이외의 다른 기독교 종파, 즉 개신교회, 성공회, 동방정교회 등은 교회가 아니다”는 발언의 파문이 심중하다.

교황의 발언은 1962년부터 4년간 계속된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개신교회를 형제로 인정하고 동방정교회와 화해하자고 합의했던 기독교 종파간 화해의 분위기마저 악화시키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개신교 신학자들이 보는 ‘교회론’은 교황의 관점과는 매우 다르다.

교황청의 발표에서 개신교와 정교회 등 타 종파와 신학적 이견을 보이고 있는 주요핵심은 3가지다.

첫째는 ‘예수는 이 지구 상에 단 하나의 교회를 세웠다’는 주장. 이에 대해 한신대 임홍빈 교수는 “하나의 교회란 예수님을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는 공동체, 즉 한 분 하나님을 믿는 하나의 신앙고백 공동체를 말하는 것이지 단 하나의 제도적 교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영남신대 박성원 교수는 “교회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의해 모여진 믿는 자들의 공동체”라며 “가톨릭이 이야기하는 구조로서의 조직이 유일한 교회가 아니다”고 말했다.

둘째 ‘다른 종파는 사도들에게 계승되지 않았기 때문에 참된 교회가 아니다’는 주장. 가톨릭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가톨릭 교회론의 권위자인 한스큉은 그의 저서 ‘교회’에서 “사도개념을 12제자에 국한시키면 안되고 바울 등 복음의 증인들과 복음을 위해서 파송받은 사람들까지 포함시키는 폭넓은 의미”라고 설명한다.

박성원 교수는 “사도직 계승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증언하는 고백의 계승이지 사람이나 직제권위의 계승이 아니다”며 교황청은 마태복음 16장16절 베드로의 고백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셋째 ‘다른 신학적 주장에 대해 열려 있어야 하지만 가톨릭 신앙의 정수에 충실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 개신교측 학자들은 이를 그리스도교 일치운동(에큐메니컬운동)에서 전통을 내세워 권위적 우위를 점하려는 독선주의라고 본다.

박성원 교수는 가톨릭교회, 장로교회, 오순절교회, 정교회 등 모든 교회는 가톨릭(보편성)교회며, 이러한 모든 교회가 함께 신앙고백을 하고 교제할 때 우주적 공교회로서의 가톨릭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스큉의 ‘교회’를 번역한 정지련 목사는 “가톨릭교회만이 참된 교회라는 것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한스큉 등 가톨릭 내부의 신학적 이견에 대해 보수적 입장을 확고히 하려는 독선주의”라고 비판했다.